![](/data/isp/image/2018/08/01/isphtm_20180801155737918031.jpg)
수입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파격 할인을 제시하며 벤츠와 BMW가 주도했던 수입차 시장에 할인 전쟁을 부추기고 있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중순 출시 예정인 준중형 세단 '북미형 파사트 TSI'를 최대 28%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북미형 파사트의 출고가가 36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할인된 가격이 적용될 경우 최종 판매가는 2600만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디젤(2383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폭스바겐이 출혈을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할인 폭을 적용한 것은 2013년 제정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지키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마련된 해당 법은 연간 4500대 이상 차량을 판매하는 완성차 브랜드에 친환경 자동차를 일정 비율 이상 판매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판매하는 차량 중 저공해 차량 인증(배출가스 기준)을 받은 모델은 파사트 TSI가 유일하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이달 중순 출시되는 파사트 TSI의 가격은 정말 매력적일 것"이라며 "출시 때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아우디코리아 역시 저공해 차량 의무 판매 비율을 맞추기 위해 2018년형 A3 3000여 대를 약 40% 할인한 2000만원대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파격 할인 공세에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지난달 6일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벤츠파이낸셜은 벤츠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할부 금융을 제공하는 벤츠코리아의 자회사다.
앞서 벤츠파이낸셜이 자금을 조달한 지난 2월(1300억원)과 4월(1600억원)은 수입차 업계에서 일대 할인 전쟁이 벌어진 바 있다.
벤츠가 E200을 최대 1000만원가량 할인하자 BMW가 맞불을 놓으며 할인 경쟁이 4월까지 이어졌다.
하반기 수입차 업체들의 할인 전쟁이 예고되면서 국산차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국산차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 국산차 점유율이 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벤츠, BMW 등이 1000만원 이상 할인 공세를 펴면서 국산차의 시장점유율은 2.68% 하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이 3000만~4000만원대 중소형차급에 대해 1000만원 이상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3000만원대의 국산 준대형급은 물론이고 2000만원대 중형차 시장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하반기 할인 경쟁이 심해지면서 자칫 국산차 내수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