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아니었다. tvN 토일극 '미스터 션샤인'에서 일본군 간부 츠다를 연기한 이정현(29)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짧게 자른 머리칼 삐죽 솟은 눈썹, 날카로운 눈빛까지 누가봐도 영락없는 일본인이다. 인상에서 풍기는 강한 인상과 일본인보다 더 유창한 일본어까지 더해지고 얄밉지만 소름끼치는 연기력까지 갖췄으니 국적이 의심되는 건 당연하다.
국적이 의심된 이정현은 분명한 한국인이다. 용인대학교에서 유도를 전공한 인재. 유도를 배우러 일본에 다녀왔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일본어를 익혀 원어민 못지 않게 구사하고 있다. 2015년 단역으로 첫 연기에 입문해 영화 '군함도' '아이캔 스피크' '박열' '대장 김창수' '7년의 밤' '변산' 등의 영화에서도 톡톡히 자기 몫을 해냈다. 특히 2016년 방송된 KBS 1TV 팩션사극 '임진왜란 1592'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어린 시절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묵묵히 자신만의 내공을 쌓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미스터 션샤인'으로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섬뜩한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배달앱 요기요 광고에서는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반전매력을 준다.
드라마 초반부터 조선인을 괴롭히고 갈취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장교 이병헌(유진 초이)과 대립으로 매 회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인물. 소름끼치게 악랄한 일본군이지만 이병헌에겐 항상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에게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안겨줬다. 마지막에는 이병헌의 내공에도 밀리지 않는 연기가 정점을 찍었다. 머리에 피가 솟구칠 정도로 거친 모습을 보이며 미군에 굴복하기까지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조선과 미군에 무차별 폭력을 가해 고종의 판결로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사실상 7회가 마지막 출연이었다. 그는 자신의 분량을 끝낸 소감에 대해 "짧은 등장이었지만 연기자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애써준 전체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배려로 좀 더 편하게 호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