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거나하게 취하지 않아도 술 몇 잔 기울이면, 상대의 솔직한 모습과 진심을 볼 수 있다.
가수 경리(28·본명 박경리)의 아주 솔직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확인했다. 섹시, 센 언니 이미지는 화려한 외모에서 저절로 뿜어져나오는 분위기일 뿐. 사실 마음 여리고 눈물도, 웃음도 많은 의리파다. 소속사와 재계약 후 데뷔 7년 만에 처음 솔로 앨범을 내고 활동하면서도 솔로 가수로서의 욕심 보다는 다음에 나올 나인뮤지스 앨범 활동에 대한 기대와 멤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컸다. 나인뮤지스 이야기를 할 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룹 활동 성적에 대한 아쉬움, 그래서 나인뮤지스를 더 지켜내고 싶은 간절함이 모두 뒤섞인 눈물이었다.
이날 주종은 맥주, 안주는 회였다. 마시던 맥주에 하루살이가 들어가도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쿨 하게 웃어넘겼다. 맥주 광고 한 장면처럼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기분 좋게 맥주 3~4병 정도 마셔요. (취해서) 죽을 정도로 마시진 않아요. 예전엔 7~8병까지 마신 적도 있었는데 요즘엔…(그렇게까지 안 마셔요). 소주는 2병? 상황에 따라 달라요. 제가 말한 (주량) 기준은 공복일 때 기준이에요."
-주사는 없나요. "없어요. 무조건 제정신으로 집에 가요. 기분 좋은 상태에서 마시고, 집에 가는 걸 좋아해서, 주사가 없는 것 같아요."
-주로 먹는 안주는 뭔가요. "회 먹거나, 먹고 싶은 걸 먹어요. 회를 원래 좋아해요."
-데뷔 7년 만에 솔로 가수로 앨범을 냈어요. "갑자기 솔로 앨범을 낸 건 아니고요. 솔로 앨범을 이제 낼 때가 됐다는 (회사) 의견은 계속 있었고 꾸준히 곡을 받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잘 맞는 곡을 만나게 돼 솔로로 나오게 됐어요. 마음에 드는 곡을 만나서 컨셉트도 자연스럽게 정해졌죠."
-그룹으로 데뷔한 가수에게 솔로 가수로 활동하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그룹 활동 때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조금 더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이번에 티저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준비 과정에서 많은 결정을 했어요. 회사에서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배려해줬죠."
-그룹 활동과 솔로 활동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요. "컴백 앞두고 걱정이 많이 되서 잠도 안오더라고요. 무대를 혼자 채워야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크죠. 그동안 멤버들이 채워줄 수 있었던 게 있는데 이번엔 혼자 무대를 채워야해서 아무리 연습을 해도 부담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또 이번 곡이 안무가 쉽지 않아요. 안무가 힘든데 노래도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다 불러야해서 힘든 부분이 있어요. 이번에 준비하면서 솔로 가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달았어요." -신곡에 대한 멤버들의 반응은. "노래에 대해서는 '찰떡이다'라고 했어요. 멤버들이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와서 밤 늦게까지 응원해줬어요. 올 하반기에 나인뮤지스 완전체로 나올 거라서 (이번 솔로 활동이 다음 나인뮤지스 활동 때)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줬죠."
-그룹 활동 안 할 때도 멤버들과 자주 연락하나봐요. "멤버들이랑은 거의 매일 연락해요. 오늘도 단체 문자방에 계속 알림이 울리고 있어요. '운전면허 준비하고 있다', '뭐 먹으러 가자' 등 일상적인 대화 내용을 나눠요."
-신곡 '어젯밤' 소개 부탁해요. "'와 신난다' 이런 느낌의 곡은 아니지만 계절감을 타지 않고, 중독성이 강한 곡인 것 같아요. 또 여름 밤에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끈적이지만 들었을 때 덥진 않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어젯밤'에서 가장 포인트를 둔 부분은 뭔가요. "화난 센 언니 같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이번엔 좀 더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안무를 할 때도 힘을 많이 뺐어요. 이전과는 또 다른, 색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안무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줬죠. 하이힐을 신은 남자 댄서들과 춤을 추는 것, 또 뒤태를 강조한 것도 포인트예요. 어릴 때부터 운동할 때도 등이 예뻐야 몸매가 예뻐보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예전부터 기립근 운동을 꾸준히 했어요. 이번에 앨범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오랜 시간 등 운동을 해서 어렵지 않게 뒤태를 강조한 안무와 의상 컨셉트를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경리씨하면 늘씬한 몸매가 장점이잖아요. 자신만의 다이어트 비법이 있나요. "(타고난) 마른 체형은 아니에요. 게다가 맛있는 거 먹으러다니는 걸 좋아해서 운동을 꾸준히 해왔죠. 예전엔 굶고 운동을 했는데 요즘엔 편하게 먹고 싶은 거 먹고 저녁에 운동하는 패턴으로 부담 크게 갖지 않고 하고 있어요. 연습생 때 양배추만 먹는 다이어트를 했는데 그랬더니 병도 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먹고 싶은 걸 먹고 건강하게 빼자는 마인드가 생겼어요. 그래서 스트레스 안 받고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