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국민 앞에 고개 숙였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2일 자살한 협력업체 대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기내식 공급 업체 변경 과정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박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원진과 함께 인사를 한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뵙게 돼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중국 칭따오 지역에서 연세대학교 세브란드 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가 회견이 늦어졌다.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사과의 말이 이어졌다. 박 회장은 "그동안 국민여러분께 기내식 사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협력회사 대표께서 불행한 일을 당한 것에 대해서도 무척 죄송스럽다. 유족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최고 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현장에서 고생을 한 캐빈 크루 등 임직원들에게도 죄송하다"고 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기내식 공급업체의 변경 과정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 계열사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이하 LSG)와 관계를 청산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LSG 측에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20년 만기 무이자로 사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이를 수용한 중국 하이난 그룹 계열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박 회장은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신다. 2003년 IMF 극복을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 LSG와 합작 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5년 단위 계약이고, 2번씩 연장한다는 내용이었다"며 "2003년 부터 2번의 연장 권리를 우리가 가졌다. 15년까지는 종결 하도록 합의 돼 있었다. 파트너였으나 그 과정에서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5년 연장 계약이 만료된 시점이 금년 6월 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유리한 조건의 파트너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건 비지니스 면에서 당연한 것이었다. 게이트고메코리아와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LSG와는 20% 수준의 지분만 우리가 보유하고 있어서 경영권 참여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또 LSG와 합의서에 따르면 원가 공개가 있었는데 LSG가 이 부분을 공개 안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합작 조건 비교 결과 지분율, 경영 참여권, 원가 공개, 음식의 질 면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1600억원 투자 불발로 계약을 해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1600억원 투자를 안해서 계약이 불발됐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건 중국 하이난 그룹과 별도의 전략적 파트너로 맺은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