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즐겨 먹는 우리나라 고유 음식이라면 당연 ‘냉면’을 꼽는다. 그러나 미식가들이 뜨뜻한 육수와 함께하는 차가운 냉면의 맛을 즐기면서 냉면은 어느 새 사계절 내내 인기메뉴로 등극했다.
특히 최근 평양냉면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남북정상회담에도 언급됐던 평양냉면은 슴슴한 맛이지만 중독적인 맛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평양냉면 마니아들은 충성도가 높은 만큼 새로운 평양냉면에 대한 평가가 혹독하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찾아냈는지, 골목 어귀에 있는 한 평양냉면맛집에 몰려든다.골목에 대기하는 손님들이 보이지 않았다면 이런 곳에 전통평양냉면집이 있다는 것이 믿지 못했을 것이다.
'제형면옥’이라는 현판 아래,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큰 식당이 자리를 잡고있다. 약 10대를 주차할 수있는 주차장을 1층에 두고 있고 2층에 식당을 운영하고있다. 대기표를 받고 잠시후 입장하였다. 줄이 길었음에도 생각보다 대기시간이 짧은 것은 넓은 매장의 크기와 냉면의 빠른 회전율 때문이라 생각된다.
“평양냉면은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긴 음식입니다. 우리 가게에선 매일 정말 많은 냉면을 내리고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실향민의 국민음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말 인기가 많거든요. 실향민과 탈북자들이 많이 사는 이 노원 지역에 우리 제형면옥의 평양냉면 맛을 선보이면 좋을 것 같아서 하계동에서 서울 1호점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노원구 맛집 제형면옥은 대구에서만 4개점을 운영하는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주방장겸 사장은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의 자손으로, 노원 맛집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평양냉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일주일에 몇번씩 찾는 단골 손님도 적지 않다고 한다.
"노원구는 현재 서울시에서 실향민과 탈북자가 2번째로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고향의 맛을 찾아 이곳을 정기적으로 찾으시는 분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북회담을 통해 평양냉면을 접한 손님들도 늘고 계시고요."
일견 소박해보이는 정갈한 찬 두가지와 평양냉면이 차려진다. 두손에 받쳐들고 천천히 육수를 음미해본다. 일반적인 양지의 육향이 아니라 새롭다라고 느낄 정도로 오묘하다. 깔끔하고도 마냥 심심하지 않은 끝맛이 혀끝을 맴돈다. 탱글하면서도 적당한 툭툭 끊어지는 면발, 메밀 함량이 높은 것을 바로 느끼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