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어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Mnet '프로듀스48'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프로듀스48'은 기획단계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AKB48의 우익 논란과 한일 양국의 대결 구도로 생길 반감, 한일 연습생의 실력차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연일 뜨겁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논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제작진은 성실히 답변했지만, 논란을 잠재우기엔 부족한 설명이었다.
가장 민감한 AKB48의 우익 논란에 대해 김용범 Mnet 국장은 "모든 건 사실 대화로 (푸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낱 예능 프로그램에 불과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두 연습생이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뭔가 정치적인 이념을 넘어서 양국이 이해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면 그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은 최고의 성과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이념과 전혀 상관없고, 프로그램에서 정치적인 이념을 내비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우익 논란과 관련된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했는지 제작진은 AKB48 측에서 미리 받은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서면을 통해 AKB48 측은 '여러 논란에 대해 확인해본 결과 AKB48은 정치적 이념과 상관 없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며 '저희 역시 그럴 의향이 없어 교류 관련된 이야기들이 프로그램 통해 펼쳐질 예정이다. 애정 있게 바라봐달라'라고 당부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AKB48은 우익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그룹이다. 일본 무대에서 전범기 등 우익 소품들을 사용했고 야스쿠니 신사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또 전범기가 들어간 의상을 입고 일본이 미국 진주만을 공습하는 장면 등을 이용해 공연을 펼쳐 전쟁을 미화한다는 이미지가 뿌리깊게 박힌 그룹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고, 그런 의사를 내비칠 의사가 없다"는 제작진과 AKB48측의 교과서같은 공식 입장은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하다.
첫 방송 전부터 불거지는 한일 연습생의 실력 차이에 대한 논란에서도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프로듀스48'의 단체곡 '내꺼야' 무대가 공개된 후 한일 참가자의 실력차에 대한 이슈는 더욱 불거졌다. 이에 대해 안준영PD는 "문화의 차이인 것 같다. 한국은 기본기를 갖추고 데뷔를 하고 일본은 데뷔 이후에 활동을 하면서 성장을 하는 것 같다. '프로듀스48' 방송을 보면 한국과 일본에서 아이돌을 바라보는 문화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실 일본 친구들이 한국의 칼군무를 따라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댄스 트레이너를 세 분 모신 것도 짧은 기간에 그 친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걱정과 달리 일본 친구들이 (트레이닝을) 잘 따라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안 PD는 한일 양국의 대결로 불거질 반감 등 우려의 시선에 대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일 관계가 갖는 특수성이 아니라 아이돌을 꿈꾸는 친구들이 함께 한 곳에 모여서 공통적인 꿈을 이루는 과정과 우정, 성장에 키워드를 맞췄다. 한일전으로 바라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왜 일본과의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냐는 질문에 김 국장은 "음악 산업 시장 2위가 바로 일본이다. K팝이 전세계적으로 활동을 넓혀가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일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프로듀스48'은 Mnet의 대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과 아키모토야스시의 프로듀싱의 산물인 'AKB48'시스템을 결합한 프로젝트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그룹 AKB48 멤버들을 포함해 국내 기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연습생 총 96명이 참가해 오디션을 펼친다. 이중 최종 12명은 데뷔 멤버로 선발돼 데뷔조로 활동한다. '프로듀스101' 시즌1 장근석, 시즌2 보아에 이어 '프로듀스48' 국민 프로듀서 대표는 이승기가 맡았다. 가수 이홍기·소유가 보컬 트레이너, 래퍼 치타가 랩 트레이너, 배윤정·최영준·메이제이 리가 안무 트레이너로 출연한다. 15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박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