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계 거장' 안판석(57) 감독이 또 하나의 수작을 탄생시켰다. 리얼 멜로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자극적인 요소는 없었다. 강력한 한 방도 없었다. 평범한 일상이 전해 주는 메시지는 그 이상의 힘을 가졌다. 손예진(윤진아)·정해인(서준희) 커플을 중심으로 두 사람의 성장과 변화를 담아냈다. '우리는 진짜 사랑하고 있는가?'란 물음을 남기며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방송 말미에 손예진·정해인 커플에게 위기가 드리우면서 이야기 전개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렸다. 관심이 컸던 만큼 후폭풍도 뜨거웠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손예진은 어떤 매력을 가진 배우였나. "손예진은 아트 무비에 들어가서 연기해도 그 작품을 메이저로 끌어올릴 것 같다. 단 하나뿐인 유일한 배우다. 포지티브한 에너지가 있다.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면 존재만으로도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파워가 있는 배우다. 항상 하는 작품마다 살려 냈다. 그래서 처음부터 '예쁜 누나' 주인공으로 손예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딱 한 사람에게만 연락했는데 그게 됐다. 네거티브함도 다 보고 결정해 줬다. 너무 놀랐다.(웃음) 그리고 200% 임무를 완수했다. '민폐'란 비난까지 꿀꺽 삼키고 견뎌 냈다. 같이 일해 보면 그 친구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손예진은 쫑파티 날 스태프들과 동료 배우들에게 박수받고 퇴장했다. 퇴장하는 순간까지 많이 울었다. 펑펑 울었다. 본인도 무얼 해냈다는 생각이 든 것 같다. 진짜 멋있는 친구다. 책임감을 가지고 피하지 않고 그 작은 체구로 다 견뎌 냈다."
- 정해인 칭찬도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쫑파티 날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정해인한테 느낀 점을 얘기해 줬다. 보통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대부분 외모와 함께 온다. 근데 정해인은 연기력으로 온 것이다. 유일한 경우다. 이 얘기를 해 줬다. 클립 3개를 보고 캐스팅했는데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얼굴이 안 보이고 연기만 보였다. 본인도 예쁘장한 남자로 소모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더라. 연기를 잘하고 싶어 한다. 믿어도 되는 배우다. 연기 생활을 하는 동안 스스로 내려오기 전엔 안 내려올 것이다. 인성과 자세 이런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드라마 속 준희의 아름다운 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준희 그 자체였다. 따뜻하고 세심하고 용기 있고 생각이 굉장히 깊다." -우산과 비가 진아·준희 커플을 잇는 매개체였나.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웃음) 모먼트를 만들어내면서 갔는데 중요한 때 비가 내렸더라. 그런 대목에서 OST 제목을 '썸띵 인 더 레인(Something In The Rain)'으로 정했다."
- 올드 팝을 사용하는 등 OST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음악이 올드하다는 댓글을 읽었는데 올드하다는 단어를 촌스럽다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언어가 본질에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난 오히려 세련됐다고 생각한다. 그게 올드하면 뉴는 무엇인가. 이번에 OST에 사용한 올드 팝은 원곡 버전이 아니었다. 카를라 브루니 버전의 '스탠드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이 좋았다. 브루스 윌리스는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전문 가수처럼 잘 부르지 않아도 맛이 있다. 그래서 그 버전의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포 미(Save The Last Dance For Me)'를 사용했다."
- 안판석 PD에게 '예쁜 누나'란 무엇이었나. "내 인생에서 내가 고쳤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였다."
-차기작 계획은.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최대한 빨리 하려고 한다.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하고 3년 만에 '예쁜 누나'를 했다. 점점 나이를 먹는다. 앞으로 얼마나 더하겠나. 그래서 빨리빨리 많이 하려고 한다. 내년 초에 신작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