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 국제영화제가 최근 전세계 대중문화업계를 집어삼킨 성폭력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
8일 오후 개막하는 칸 국제영화제는 참가자들에게 '좋은 행동이 필요하다. 파티를 망치지 말라. 성희롱을 멈춰라'는 내용이 담긴 프랑스어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성폭력을 당했을 때 신고가 가능한 핫라인 번호를 안내하고 있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라'는 뜻의 '#NeRienLaisserPasser'가 적혀 있다.
지난해 10월 불거진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는 미투와 타임즈업의 바람에 휩싸였다. 이는 비단 대중문화예술계의 일만이 아니었다. 산업계와 정치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오랫동안 묵혀온 성폭력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의식해 선댄스 영화제와 같은 곳에서 엄격한 행동 강령을 채택했다. 칸 영화제는 행동 강령을 개정하는 것은 거부했으나, 주최 측과 프랑스 정부가 협력해 이러한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만들었다.
2007년부터 칸 영화제의 프로그램 기획을 맡아온 영화감독 티에리 프레모는 "칸은 사법 제도나 경찰을 대체할 수는 없다. 성희롱과 성폭행에 대한 법이 있고, 우리는 이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상기시킬 것이다"며 "우리는 교육을 통해 이 문제에 보다 광범위하게 소통할 것이다"고 밝혔다.
올해로 71번째를 맞는 칸 국제영화제는 오늘부터 19일까지 11일간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다.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에브리바디 노우즈'가 개막작으로, 테리 길리엄 감독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가 폐막작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