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의 여왕2'가 안갯속에서 헤매고 있다. 지상파 최초로 동일한 주연배우와 제작진이 후속작에도 합류, 눈길을 끌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즌제 장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KBS 2TV '추리의 여왕(이하 '추리')'은 9개월 만에 시즌2가 탄생했다. 제작발표회 당시만 해도 시즌1의 장점인 '기승전 멜로'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지난 11일 13회가 방송됐고, 종영을 단 3회만 앞둔 상황에서도 캐릭터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1에서 최강희(유설옥)는 전업주부였다. 장을 보러 가다가도 사고 현장을 목격하면 추리의 길로 빠졌고, 주방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다가도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여기서 나오는 재미는 극에 판타지를 더했다. 더불어 권상우(하완승)와 로맨스 없는 투닥거림으로 시청자를 안방으로 끌어들였다. 최강희가 전업주부 캐릭터라 가능했던 일이다. 로맨스를 초반부터 차단하니 에피소드가 빛났다. 그 속에서도 주부의 생활 속 지혜가 추리에 쓰이며 '추리'만의 화법이 탄생했다.
그러나 시즌2에선 최강희가 이혼녀가 돼 돌아왔다. 곧바로 첫 회부터 권상우와 로맨스가 펼쳐졌다. 이들의 묘한 분위기는 13회가 진행될 때까지 유지하고 있다. 결국 시즌1에서 보여 줬던 '추리'만의 화법을 버린 꼴이 됐다.
덩달아 최강희 캐릭터도 특색을 잃었다. 최강희는 시즌1에선 밝지만, 사연 있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시즌2에선 마냥 즐거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귀여운 척'이라고 보기 시작했다. 이혼녀라는 설정으로 타이틀롤 캐릭터를 흔들었고, 이는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연들의 존재감도 없다. 이다희(정희연)와 김태우(하지승)가 새롭게 합류했지만, 활약상이 미미하다. 이다희의 경우 기획 초반부터 미스터리한 인물로 소개됐다. 12회까지 미스터리하다가 13회에 끝무렵 정체가 밝혀졌다. 권상우의 첫사랑 '서현수'와 관련 있다는 늬앙스를 풍겼고, 권상우의 적이라는 점을 눈치껏 알아차리게 한 정도였다. 13회에 나온 이다희의 정체는 서현수였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계 관계자는 "생방송으로 촬영 중이다. 아직도 대본에서 이다희 캐릭터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즌3에 대한 기대감도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즌1 당시 시청률 1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것과 달리 최저 4.7%까지 내려갔다. 시즌1에 비하면 '쪽박'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