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개그우먼 이영자가 이 말을 입증했다. 처음엔 매니저를 배려하며 파일럿 방송 이후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본래 모습을 드러내 배꼽을 잡았다. 역시 이영자였다.
10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는 본격적인 정규 첫 방송의 항해를 알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영자와 31번째 매니저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영자는 충청도식 화법을 구사했다. 매니저가 바로바로 알아듣고 움직이길 바랐지만, 매니저는 눈치채지 못했다. 서로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겼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냉각됐다.
스케줄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를 탔다. 매니저는 운전에 집중하며 아이스 커피를 마셨다. 이영자는 커피를 마시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때마다 차가 움직였기 때문. 참다못한 그는 "에너지가 넘친다. 차 속도가 빨라 커피도 마실 수 없다"고 주의를 줬다. 남은 초코 페이스트리를 건넸다. 매니저는 한입에 다 먹어버렸다. 이영자는 또 정색 "반 잘라야지"라면서 "나랑 부딪히는 게 있다. 바로 식탐이다. 내 음식에 손대지 말아라"라면서 노려봐 오싹함을 안겼다.
아바타 먹방도 이어졌다. "오늘 뭘 먹고 싶으냐"고 매니저에 예의상 물었지만, 끝내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었다. 파일럿과 마찬가지로 '메뉴는 답정너'였다. 매생이 굴국밥을 먹어야만 했다.
촬영 전 간식을 먹었다. 이영자는 예의상 매니저에 권했지만, 매니저는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먹기 시작했다. 몇 개 남지 않은 떡볶이까지 공략했다. 이영자는 정색했다. 컵라면을 먹고 체한 이영자는 한방통닭을 샀다. 약국 대신 한방통닭을 먹는다는 독특한 습관을 통해 프로 먹방러의 면모를 한껏 발산했다. 매니저는 "보통 체를 하면 약을 먹거나 민간요법을 하지 않냐"면서 당황한 미소를 드러냈다.
매니저에게 "팀장님도 한방통닭을 먹겠냐"고 물었다. 곧바로 먹겠다고 했다. "오늘 18000원짜리 굴국밥을 먹어놓고 또 먹냐"고 했지만, 매니저는 흔들림이 없었다. 쏘아보는 이영자의 눈빛이 배꼽을 잡았다.
앞서 이영자는 매니저에 옷을 선물했다. 매니저는 "옷을 갈아입고 인터뷰를 진행하면 안 되겠느냐"면서 "영자 선배님이 방송할 때 입으라고 사준 옷이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지시한 사항을 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감기몸살이 심해 스웨터를 입었던 그는 이영자에 패션을 지적당해 벗었다. "스웨터만 선배님이 사주지 않은 것"이라는 매니저의 인터뷰가 덧붙어졌다. 이영자는 "정말 모르고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묘한 충청도식 화법으로 신경전이 벌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