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34)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은 해를 넘겨 이뤄질 전망이다. 선수의 뛰고 싶은 의지는 크지만, 구단과 이견 차가 꽤 크다.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이대형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재활 중인 가운데 FA 권리 행사를 결정했다.
이대형은 원소속팀 kt와 몇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주에 개인 훈련을 위해 사이판으로 떠나 당분간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을 전망이다.
타 구단 이적 가능성은 낮다. kt는 이미 "선수가 원할 경우 보상선수 없이 이적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혔다. 이대형의 올해 연봉은 3억원. 다른 구단이 이대형을 영입할 경우 올해 최대 9억원을 보상금으로 줘야 한다. 아직까지 영입에 관심 있는 팀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5년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옮긴 이대형은 3년간 리드오프로 383경기에서 타율 0.301 104도루 103타점을 올렸다.
이대형은 선수 생활 의지가 크다. 시즌 중 십자인대 파열로 부상을 당한 이대형은 지난 9월 무릎 수술을 마쳤다. 대부분의 무릎 부상 선수들은 국내 혹은 일본에서 구단의 지원 속에 수술대에 오른다. 하지만 이대형은 구단 측에 "독일에서 수술을 받고 싶다"고 요청했다. 수술을 집도한 토마스 파이퍼 박사는 족부정형외과 전문의로, 심정수·이병규·박경완(이상 야구) 이동국·김남일·송종국(이상 축구) 등 국내 주요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치료와 재활을 담당한 바 있다.
이대형은 여느 선수와는 달리 자비로 약 1000만원을 부담하면서 독일에서 수술을 받길 희망했다. 흔치 않은 사례다. 이대형의 의지를 높이 산 구단 측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전체 비용의 절반을 책임졌다. 현지에 트레이너 지원도 했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이대형 선수가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좀 더 확실하게 몸 상태를 점검하고 복귀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kt는 "3년간 팀에 공헌한 이대형과 계약 체결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견 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의 미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대형이 내년에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여섯 살이다. 복귀하더라도 몸 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계약에 따른 위험 요소를 갖기 마련이다. 이대형은 이르면 내년 후반기에 복귀가 가능하다.
외야 자원이 넘쳐 나는 kt로서는 전혀 급할 게 없는 모습이다.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유한준은 주전이 확정적이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하준호 전민수 오정복 김사연 김동욱 등이 경쟁한다. 오태곤은 마무리캠프에서 외야 수비 연습을 했다. 또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에 지명된 '특급 신인' 강백호가 가세한다. kt는 강백호에게 어느 정도 고정 기회를 줄 생각이다. 즉, 이대형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kt의 고위 관계자는 "계약과 관련해 이견 차가 꽤 크다. 이대형 선수가 해외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