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논란이 노사와 노사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지난 12일 제빵기사 1000여 명으로 구성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는 파리바게뜨 8개 협력사에 소속된 제빵기사들로 알려졌다.
앞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의 화학섬유노조(화섬노조)가 유일했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는 제빵기사 800여 명이 속해있다.
문제는 이들 노조 간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 측은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파리바게뜨 본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노총 측은 제빵기사들이 직접고용될 경우 가맹점주들이 이들 인력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직접고용을 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파리바게뜨 본사는 한국노총의 대화 요청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본사와 입장이 맞는 노조를 선택한 것이다.
애초에 민주노총 측 제빵기사 노조는 지난 9월부터 10월 동안 파리바게뜨 본사에 4차례의 대화 요청을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임영국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화섬노조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생긴 한국노총의 대화에 응하는 본사의 태도가 의아스럽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외치던 한국노총이 정부와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은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현군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하지만 직접고용이 결국 성사되지 못했을 때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민주노총 측과 대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파리바게뜨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해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불법파견했다고 결론을 내고 이들을 직접고용할 것을 지시했다. 파리바게뜨는 이 같은 시정지시를 지난 5일까지 이행해야 했으나 직접고용 대신 3자 합작사 설립을 대안으로 내놓고 나선 상태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불법파견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이 이뤄지지 않아 사법처리와 과태료 부과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