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승.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봄 배구에서 탈락한 '명가' 삼성화재의 2017~18시즌 초반 선두 질주를 예상한 이는 별로 많지 않다.
신진식 감독 체제로 새출발한 삼성화재는 27일까지 9승 2패, 승점 25로 1위에 올라있다. 한 경기 적게 치른 2위 현대캐피탈(승점 18)에 크게 앞서있다.
조직력·기본기라는 큰 틀 안에 개개인이 모두 성장했다. 이는 삼성화재가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는 원동력이다.
처음 주장 완장을 단 박철우는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 하고 있다. '공격 종합 1위'는 이번 시즌 유일하게 60%(60.23%)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박철우다. 지난해 52.1%에서 크게 올랐다. 득점은 전체 8위, 국내 선수 2위에 올라있다. 그외 오픈 공격 1위, 퀵오픈 4위, 후위·시간차·이동 3위, 서브 10위 등 공격 전 부문에 걸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또 2010년대 들어 가장 높은 26.3%의 공격점유율로 타이스(43.1%)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해 박철우의 점유율은 18.8%에 그쳤다. 경기력 외적으로 매 경기 목이 쉴 만큼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
V리그 2년차 타이스는 득점·공격성공률·후위 공격 2위 등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4경기 출장에 그쳤던 세터 황동일은 이번 시즌 새로운 활력소다. 박철우와 타이스가 선전하는데 있어 공을 올려주는 황동일의 공이 크다. 속공으로 쉽게 득점을 쌓아가고, 순간순간 허를 찌르는 공격도 선보인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1세트만 보면 국가대표 세트다.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다"고 칭찬한다.
류윤식은 안정적인 수비를 업그레이드했다. 리시브와 수비 1위에 올라있다. 리시브 성공률(50.33%→53.87%)과 점유율(42.7%→47.7%)이 향상됐다. 공격과 블로킹, 서브 에이스로 알토란 같은 역할도 한다. 리베로 부용찬도 리시브와 디그 등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다.
센터 김규민은 속공 성공율(61.99%→65.08%) 세트당 블로킹(0.429개→0.860개)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카드에서 FA 이적한 센터 박상하는 짧은 시간 팀에 녹아들었다. 속공 8위, 블리킹 5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신인 김정호는 서브 에이스 8개로 '갓정호'로 불리고 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기본기, 조직력이 내가 강조하는 색깔이다. 선수들에게 '서브로 득점을 올리려 하지 마라' '블로킹을 득점으로 연결하려 하지 마라'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좋고 팀워크가 만들어지니까 시너지 효과가 난다. 사실 팀이 연승을 달리는데 못하는 선수가 없다"고 웃었다.
삼성화재가 2013년 1월 1일(현대캐피탈전)부터 2월 23일(한국전력전)까지 11연승을 내달린 후 1746일 만에 9연승을 내달리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