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한가위가 지나서일까. 브라운관 볼거리가 풍년이다. 월화극 세 편, 수목극 두 편에 이어 주말극도 세 편이 첫 시작을 알렸다.
KBS 2TV '고백부부'이 금요일 첫선을 보였고, tvN '변혁의 사랑' OCN '블랙'이 토-일밤을 밝혔다. '고백부부'는 지상파라는 점과 하루 먼저 시작한 이점을 살렸다. '변혁의 사랑'과 '블랙'도 만만치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고백부부'는 현실의 여성상을 담아내는 괜찮은 소재를 차용했다. 이야기가 공감을 이끈다. '변혁의 사랑'은 최시원보다 강소라의 캐릭터가 청춘들의 현 세태를 잘 반영했다. '블랙'은 참신하다. 죽음을 미리본다는 점이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겹칠 수 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과감한 장르물의 시도가 좋다"고 평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고백부부'가 가장 눈에 띈다. 장나라와 손호준이 자기 옷에 맞는 역할을 잘 찾은 것 같다. 여기에 보통 타임슬립의 뻔함 속 반전을 담은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KBS 2TV '고백부부' 시청률: 4.6%·6.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가능성: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들의 육아 피로감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38세 장나라가 20세로 돌아간다는 설정이 판타지임에도 불구 공감을 샀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다시 만난다는 점에서 정서적인 공감을 이끌었다.
걸림돌: 시간대다. KBS 2TV는 예능 드라마를 금요일 오후 11시 편성하고 있다. 장나라도 예전 만큼의 이슈를 끌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간대도 밀렸다. 시청자들이의 리모콘이 '고백부부'로 향하지 않는 이유다.
tvN '변혁의 사랑' 시청률: 2.5%·3.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가능성: 청춘물의 새로운 시도다. 기존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가난한 여성이 재벌을 바라보는 판타지가 주였지만, 이번엔 다르다. 재벌이 알바녀에게 사회를 배워가는 과정을 다뤘다. 현실적으로 이런 친구들이 많지 않겠지만 대한민국 청춘 현실을 반영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
걸림돌: 제목이 '변혁의 사랑'인데 변혁의 캐릭터가 참신하지 않다. 이미 많이 봤던 재벌 3세다. 게다가 기내 난동 등의 부정적인 갑질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다보니 불편한 면도 있다.
OCN '블랙' 시청률: 2.5%·3.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OCN·슈퍼액션 합산)
가능성: 최근 도깨비·저승사자 등 SF판타지가 드라마로 나오기 시작했다. '블랙'도 같은 느낌의 드라마인 줄 알았지만 뚜껑을 여니 '죽음을 미리보고 살린다'는 주제를 담았다. 과감한 장르물의 시도다.
걸림돌: 참신한 소재를 배우들이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달렸다. 첫회에 수많은 떡밥을 안겼다. 4회부터 풀어나간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그러나 정신없는 편집점과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면에서 몰입도가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