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12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타워 31층 컨퍼런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 지주사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번 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난 8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 분할했다. 롯데지주사는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이 1.14, 롯데칠성음료가 8.23, 롯데푸드가 1.78이다.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신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될 전망이다.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3%다. 신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롯데 계열사 지분이 27.2%로 합치면 40.2%에 달한다. 여기에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2.0%), 롯데 재단(5.0%) 등까지 더하면 47.2%로 외부 지분율인 45.4%를 넘어선다.
반면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율은 0.3%에 불과하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3.6%다.
롯데지주의 자산은 6조3576억원, 자본금은 4조8861억원이다.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총 42개사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138개사가 된다.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편입계열사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대표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두 대표이사 외에 사내이사로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이 사외이사진이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수는 170여 명 규모로 출범한다.
지주사 출범으로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도 해소됐다. 순환출자고리는 기존 50개에서 13개로 줄며 지배구조가 단순화됐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상당한 주가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롯데는 지난 8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 검토할 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에 속도를 내왔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이번 지주회사 출범은 국민들에게 ‘변화하고 혁신하는 롯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걸음”이라며 “100년 기업을 향한 롯데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