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소속사 간의 쩐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대부분의 연예 기획사는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대중문화 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 권고안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존재하고, 수익배분 때문에 그룹 내 멤버들 간에도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사이에서 입장 차가 생기는 게 매출액과 순수익의 격차 때문이라면 멤버들끼리는 소위 잘 나가는 멤버와 그렇지 않은 멤버간의 빈부격차로 갈등이 생긴다. 2017년, 아이돌 쩐의 전쟁을 살펴봤다.
▶투자비용 다 벌면 그때부터 진정한 수익 신인과 소속사의 수익 배분은 대부분 3대 7이다. 소속사가 7이다. 데뷔한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간혹 2대8로 계약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예외는 있다. Mnet '프로듀스 101'에서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경우 매출이 발생했을 때 CJ E&M이 25%, 워너원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YMC엔터테인먼트가 25%, 11명 멤버들의 소속사와 워너원 멤버들이 50%를 나눠 갖는 구조다. 예를 들어 워너원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때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50억원이다. 이 50억원을 11개의 소속사가 나누고, 그 금액을 또 한 번 소속사와 멤버들이 나눈다. 5대5로 나누는 멤버도 있고 7대3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처음 연습생 때 소속사와 계약한 비율로 수익을 나눈다.
가수들의 경우, 앨범 제작비를 소속사에서 부담한다. 또 데뷔와 컴백을 위해 들어가는 제작비와 피부관리·미용 등 케어하는 추가 비용도 소속사 부담이다. 그렇다 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이로 인해 소속사가 더 많은 비율을 가져간다. 아티스트는 벌어들이는 수익에서 30%로 가져가지만 실질적으로 당장 손에 쥐어진 돈은 한동안 없다. 그동안의 투자 비용을 갚는데 수익이 사용된다. 손익이 생길 때부터 아티스트 주머니가 두둑해지기 시작한다.
▶재계약 때 유리해지는 아이돌..10대 0은 아직 없어 아이돌은 재계약 때 3대7에서 7대3으로 바뀐다. 8대2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유명 아이돌스타인 경우 재계약을 할 때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주변에서 다양한 제의가 들어오는 것을 마다하고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이 때 수익 배분의 비율을 연습생 혹은 신인 때와는 정반대다. 계약 중 중간에 비율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 공연을 하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콘서트 투어로 많게는 수 천 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때 멤버들의 불만이 새어나오기 시작하고, 소속사와 원만한 대화로 5대5의 비율로 중간 조정하는 경우가 있다.
해외에서 투어 콘서트를 하는 인기 남자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 측은 "7년 계약을 했을 때 3년차 정도에 수익 배분의 비율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 다른 소속사를 봐도 3~4년차 인기 아이돌은 배분에 이의제기를 하며 목소리를 높일 때가 종종 있는데 원만하게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아티스트의 의견을 반영해 배분을 재조정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글로벌 아이돌이라도 소속사와 10대 0, 혹은 9대 1의 분배는 하지 않는다. 배우는 10대 0이 존재하지만 가요계에선 아직 전무후무하다. 배우들은 제작사나 방송사, 영화사에서 만든 작품에 들어가는 구조지만, 가수는 소속사가 앨범 제작비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10대0 혹은 9대1의 구조가 성립될 수 없다.
▶N분의 1이 대세 아이돌 그룹 내에서도 쩐의 전쟁이 치열하다. 최근엔 멤버들 사이에서 N분의 1이 대세다. 미쓰에이·원더걸스·AOA 등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은 개인 활동으로 돈을 벌어도 모든 멤버가 똑같이 수익을 나누는 구조였다. 이는 멤버들이 소속사와 계약할 때 스스로 결정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엔 개인활동과 그룹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따로 구분짓고 있다. 당초 개인활동 수익도 나눴던 그룹들도 N분의 1로 다시 바꿨다. 광고·행사·드라마 출연 등 개인 활동으로 버는 돈을 멤버들과 더이상 나누지 않는다. 워너원도 개인활동으로 번 수익은 멤버 전원이 나누지 않는다.
한 가요 소속사 측은 "개인활동 수익을 멤버들과 나누는 건 개인활동을 할 때 그룹활동을 하지 못 해 쉬는 멤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신인 땐 그룹을 알리기 위해 예능이나 드라마에 특정 멤버만 출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한 갈등이 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개인활동 수익을 나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갈등이 생기더라. 최근엔 N분의 1이 대세다"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