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2시즌(2015-2016년) 동안 부상자가 많았다. 2015년 시즌 중반엔 손아섭이 손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주전 3루수던 황재균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동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투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6년도 마찬가지다. 타격 능력이 발전하며 주전을 꿰찬 오태곤이 왼 정강이 분쇄 골절상을 입었다. 시즌 전엔 '불펜 마당쇠' 홍성민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 시즌 롯데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거의 없었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을 당한 전준우 정도가 꼽힌다. 공백은 컸지만 순위 경쟁이 달아오르기 전이었다. 7월 이후에는 베스트 라인업과 정상적인 마운드 운용이 가능했다. 당연히 사령탑도 '계산이 서는' 시즌 운영을 할 수 있었다.
몇몇 선수들은 한결같이 자리를 지켰다. '투혼'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대표 선수는 손아섭(29)이다. 그는 2015년 부상 이후 몸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해 전 경기(144경기) 출장에 이어 올 시즌도 팀이 치른 142경기에 모두 나섰다. 교체 출장은 단 1경기다. 팀 내 최고 타율(0.336), 최다 득점(113개)를 기록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5.73)도 1위다. 팀 공격의 중심인 그가 매 경기 그라운드에 선다. 기복도 적은 선수다.
이대호(35)도 마찬가지. 26일 사직 한화전까지 결장은 2경기뿐이다. 140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체력 관리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리그 1루수 중 가장 많은 이닝(911⅔)을 소화했다. 다른 야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적지만 30대 중반은 넘은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평가절하되기 힘든 기록이다. 공격 기여도까지 감안하면 이대호의 공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선발진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해줬다. 브룩스 레일리와 박세웅은 딱 1번 씩 만 등판을 걸렀다. 박세웅은 아직 풀타임 선발 경험이 부족하다. 체력 저하 속에서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비록 긴 휴식 뒤 나선 26일 한화전에선 부진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휴식이었다. 송승준, 김원중, 린드블럼도 자리를 지켜냈다. 안정적인 5인 선발 체제를 유지한 구단은 롯데가 유일하다.
불펜투수 배장호의 투혼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올 시즌 72경기에 등판했다. LG 진해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수다. 불펜투수는 명확한 등판 상황을 가늠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 대기한다. 불펜 투구 자체도 휴식과 투구를 반복하고 던지는 공도 적지 않다. 배장호를 롯데 마운드의 '마당쇠'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모든 선수들이 앙상블을 이루며 만든 '최고의 시즌'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결같이 자리를 지킨 이들의 공헌은 더욱 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