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을 대표했던 힐링 예능 '효리네 민박'이 종영까지 이제 단 1회를 남겨뒀다. 제주에서 보름 동안 민박집을 운영한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솔직한 민낯과 가수 아이유가 아닌 '25살 이지은'의 진솔한 면모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자체 시청률이 10% 목전까지 갔고 화제성은 이미 지상파를 압도했다. '효리네 민박'과의 함께한 3개월여의 시간. 이별이 너무도 아쉽게 느껴진다.
JTBC '효리네 민박'에 참여한 제작진(정효민·마건영·강미소·김학민 PD)은 "시원섭섭하다"고 입을 모으며 "마지막 남은 스페셜 방송엔 더욱 스페셜한 게 준비되어 있다. 재방송이 아니다. 본방 사수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섭외부터 화제였다.
정효민 (이하 정) "그래서 부담이 컸다. 좋은 출연자들이 모였고 이효리 씨가 처음으로 집을 공개하는데 잘 안 되면 제작진이 못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지 않나. 그래도 좋은 팀원들을 만나 잘 마칠 수 있었다."
-시청률이 10% 목전까지 갔다. JTBC 역대 예능 최고 기록이다.
마건영 (이하 마) "아직 목마르다.(웃음) 그래도 일단 만족할 수준인 것 같다. 예상한 것보다 너무 좋아해 주셨다. 장난으로 '15% 넘겨보자'고 했었는데 솔직히 5%만 넘겨도 감지덕지다. 더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강미소 (이하 강) "숫자보다 더 와닿는 게 온라인 반응이다. 내가 한 것에 대해 사람들이 피드백을 준다는 게 좋은 경험이었다."
김학민 (이하 김)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미소와 난 JTBC 입사 1기다. 개국과 동시에 함께하고 있는데 입사했을 때 첫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0.7% 정도 나왔었다. '과연 있을 수 있을까?' 했던 시청률 수치가 나와 놀랐다. 현실화가 됐다."
-효리유(이효리+아이유)의 조합 어떻게 탄생했나.
정 "이효리, 이상순 씨가 하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회의했다. 3달 정도 이야기를 끌어가려면 그 둘과 민박객 이외에 다른 인물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효리 씨의 커리어와 비슷하고 이상순씨와도 잘 통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사람을 찾았는데 1순위가 아이유였다. 더할 나위 없이 좋아 제의했다. 아이유를 직접 만나 설득했고 OK를 해서 성사됐다."
-곁에서 본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어떤 모습이었나.
강 "방송이랑 똑같다. 100% 그대로 나왔다. 꽁냥꽁냥하기도 하고 약간 개그 콤비 같은 느낌도 있다. 방송에 그 모습이 잘 보인 것 같아 만족스럽다."
김 "개인적으로는 환상이 더 가중됐다. 방송국에 처음 입사했을 때 이효리 씨와 관련해 들었던 건 환상적인 유니콘 같은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그 집에 들어가게 됐는데 환상 속에 있던 사람을 만나니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조차 힘들었다. 내 카메라 앵글 안에 그녀가 들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처음에 들었던 환상이 깨지지 않고 점점 더 가중됐다. 말 그대로 '진짜 이효리'였다."
-부부가 가장 당황했던 순간은.
마 "수도관이 터졌을 때, 아이유가 왔을 때다. 녹화 진행하면서 수도가 터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동네 전체가 이상하긴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으니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진은 물론이고 (효리) 회장, (상순) 사장도 놀랐던 순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은.
김 "아무래도 각자가 편집했던 장면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효리 씨와 이지은이 한담 해변을 산책했던 장면과 정담이랑 해변에 가서 바닷소리를 듣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편집할 때도 더 의미가 있었다."
강 "유기견인 줄 알았다가 집을 찾아 데려다준 강아지가 기억에 남는다.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우연히 발견했다. 평상시에도 많이 겪는 일인 것 같더라. 그런 과정에서 나누는 대화나 분위기가 좋았다. 방송하면서 다른 종류의 이효리 씨로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돌발상황 이후 대화를 통해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 이 프로그램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 "유기견인 줄 알았던 장면이 있어야 뒤에 나오는 이효리 씨와 아이유의 대화 장면이 연결됐다. 하지만 강아지를 찾아준 주인의 촬영 동의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모자이크 처리하고 소리만 나왔다. 그 장면을 살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강 PD가 반나절 고민해서 볼 수 있도록 편집해서 전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