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은 아니다. 하지만 실망스럽지도 않다. 딱 기대했던 만큼의 속편이 탄생했다. 조금 더 열린 마음의 관객들은 킹스맨들을 다시 만나는 것 만으로도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킹스맨' 두 번째 시리즈 '킹스맨: 골든 서클(매튜 본 감독)'이 19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킹스맨: 골든 서클'은 비밀리에 세상을 지키는 영국 스파이 조직 킹스맨이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본부가 폭파당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만난 형제 스파이 조직 스테이츠맨과 함께 골든 서클의 계획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다.
2년 전 툭 등장해 영화계를 뒤집어 놓았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에 받은 황홀함은 속편에 대한 기대심리로 이어졌다. '킹스맨' 속편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킹스맨: 골든 서클'만 목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던 팬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콜린 퍼스에 대한 맹목적 애정은 가히 압도적. 촬영 사진, 티저 등 제작 과정에서 살짝 살짝 공개된 스포 아닌 스포는 완성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킹스맨: 시크린 에이전트'는 매너와 스타일을 갖춘 기발한 스파이 액션으로 대한민국에서 612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킹스맨: 골든 서클' 측은 "전편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액션과 독보적인 스타일로 '킹스맨 유니버스'를 완성했다"며 "시리즈 전매특허인 총격전과 폭발 장면은 물론, 새롭게 합류한 스테이츠맨의 시원시원한 장총 액션과 레이저 올가미 액션 시퀀스까지 훨씬 강렬해졌다"고 자신했다. 뚜껑 열린 '킹스맨: 골든 서클'은 전편에 비해 확실히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영국을 넘어 미국까지 날아가고 이탈리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 많은 국가들이 언급된다. 그 만큼 캐릭터도 많아졌다. 영국 킹스맨에 미국 스테이츠맨, 새롭게 등장하는 빌런까지 빠른 스피드에 얽히고 설킨 관계는 관객들을 쉽게 현혹시킨다.
시원하고 통쾌한 음악 속에 펼쳐지는 '킹스맨' 특유의 액션신도 여러 번 등장한다. 굉장히 잔인하지만 결코 잔인하지 않게 보이는 매력은 "역시 '킹스맨'"이라는 감탄사를 터지게 만든다. 오프닝부터 '베스트 드라이버'를 압축해 놓은 듯한 카체이싱 장면과, 킹스맨 특유의 소품을 이용해 악당을 무찌르는 시퀀스들도 오로지 '킹스맨' 시리즈에서만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궁금증을 자아낸 지점은 단연 전편에서 완벽하게 사망했던 콜린 퍼스의 부활. 콜린 퍼스는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2편에서 어떻게 해리를 살릴 지에 대해 논의했다. 쌍둥이는 아니다. 그건 너무 진부한 아이디어다. 감독의 목적은 콜린 퍼스를 되찾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되돌리는 것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콜린 퍼스의 말처럼 그의 부활과 귀환은 결코 진부하지 않다. 하지만 신선하지도 않다. 너무 기대를 한 탓일까, 허탈감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또 콜린 퍼스의 부활과 관련된 관계성이 없었다면 속편은 탄생하지 못했을 터. 매튜 본 감독의 천재성과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매튜 본 감독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을 적절하게 잇는데도 성공했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 컷, 서비스 대사도 많다. 전편에서 촬영했지만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장면이 속편에 등장한다. 매튜 본 감독은 확실히 밀당의 천재가 맞다.
해외에서는 이미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은 '킹스맨: 골든 서클'이다. 이는 속편으로써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해외 반응이 어떻든 국내에서는 또 한 번 매튜 본 감독과 배우들을 감동시킬 스코어가 기록될 수도 있다. 한국 영화들은 일단 '킹스맨: 골든 서클'을 모두 피했다. 핸디캡이라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정도. 시리즈의 인기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러닝타임 141분. 9월 27일 개봉.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