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요계에 빅매치가 벌어진다. 엑소가 5일 여자친구가 13일 컴백한 가운데 방탄소년단, 젝스키스, 아이유 등이 컴백을 앞두고 있다. 9월 신보를 내는 가수 라인업만 보면 가요 시상식을 방불케 한다. 음원 강자들의 대결 속에서 누가 승전보를 울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각 그룹 및 가수별로 음악 색깔과 개성은 각양각색이다. 새 앨범 발매에 대한 각자 의미도 다 다르다. 9월 컴백하는 가수별로 SWOT 분석을 했다.
엑소 컴백일 : 9월 5일 ▶ 강점(S)=이미 9월 가요계 빅매치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벌써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다. 14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신곡 '파워'로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에 낸 정규 4집 리패키지 앨범 'THE WAR: The Power of Music(더 워: 더 파워 오브 뮤직)'으로 주간 음반 차트 1위도 싹쓸이했다. 음원과 음반 모두 막강한 파워를 가진 그룹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입증했다. ▶ 약점(W)='파워'를 듣는 순간 흥이 폭발한다. 무대와 함께 봤을 때 이 흥과 매력은 배가된다. 다만, 가을 정서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의문이다. 리패키지 앨범 발매 타이밍에 아쉬움이 남는다. ▶ 기회(O)=늘 그렇듯, 전세계 팬들이 엑소를 지지하고 있다. 음원과 음반 등 어느 것 하나 성적이 아쉬운 게 없다. 엑소 팬들은 뚝심도 강하다. 윤종신의 '좋니'와 선미의 '가시나'가 무섭게 치고올라올 때도 네이버뮤직 차트 만큼은 엑소의 'Ko Ko Bop'이 1위를 차지했다.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고,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특징인 대중성이 강한 노래라 장기전도 노려볼 만 하다. ▶ 위기(T)=쟁쟁한 가수들이 컴백을 앞두고 있다. 엑소가 1위를 하는 건 이제 당연한 일 같다. 음원 강자들과의 대결에서 거둘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초반에 끌어올린 성적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새롭게 컴백하는 가수들의 신곡에 '파워'가 막강한 파워를 발휘할지 궁금하다.
여자친구 컴백일 : 9월 13일 ▶ 강점(S)=성장형 그룹의 대표 주자다. 데뷔곡 '유리구슬' 부터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 '핑거팁' '귀를 기울이면' '여름비'까지 청순이라는 1차원 매력을 콘텐츠와 융합해 다채롭게 소화했다. 특히 서정적인 노랫말에 반전을 이루는 파워풀 댄스 퍼포먼스가 일품이다. '파워청순' 수식어는 여자친구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했다. ▶ 약점(W)=이기·용배 작곡가와 데뷔부터 함께 했다. 이들의 감성이 여자친구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동시에 그룹의 변화에 한계를 가져왔다. '핑거팁'으로 걸크러시를 전면에 내세웠다가 다시 '귀를 기울이면'으로 청순 옷을 입었다. 이기·용배와 함께 만든 스토리텔링을 앞세우다 보니 선뜻 새 변화를 도모하기가 쉽지 않다. ▶ 기회(O)=중소기획사에서 데뷔 3년차에 가파르게 인기 상승곡선을 그렸다.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은 내재된 힘이 막강하는 반증. 탄탄한 가창력과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무대로 주목받은 만큼 음악방송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이 크다. 첫 리패키지 '레인보우'를 기반으로 청순 로망을 현실성 있게 풀어나갈 전망이다. ▶ 위기(T)=그룹에 비해 개인의 매력 어필이 아쉽다. 여자친구로 시너지는 있지만 개별활동이 전무해 눈에 띄는 멤버가 없다. 연기나 예능 등 음악외적인 활발한 활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방탄소년단 컴백일 : 9월 18일 ▶ 강점(S)=글로벌 K팝의 중심이다. 막강한 SNS 영향력을 바탕으로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K팝 팬들은 물론 전세계 음악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며 월드클래스로 도약했다. 미국 빌보드 소셜 50 차트에선 48주 동안 이름을 올리며 몇 달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아티스트 100 차트에선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27위에 랭크했다(14일 기준).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래퍼 왈레와 컬래버레이션 등 미국 현지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 약점(W)=이번에도 가사 논란이 있다면 그룹 이미지엔 좋지 않을 수 있다. '낫투데이'에선 "유리천장 따윈 부숴"라는 가사를 두고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하는 '유리천장'이라는 뜻을 오용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다. 당시 랩몬스터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회문제나 부조리를 보는데 있어 침묵하지 않고 부수고 문제제기를 하는데 동참하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 기회(O)=새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에 대한 국내 선주문만 105만장 돌파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통해 앨범 판매도 시작했다. 아마존에서도 6일째 예약 판매 1위를 기록하며 대대적인 글로벌 관심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말하는대로 이뤄지는 방탄소년단이니, 빌보드 차트 핫100 진입의 꿈 또한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지도. ▶ 위기(T)=뜨거운 관심과 높은 기대치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팬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터.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판은 일단 깔렸으니, 남은 것은 방탄소년단에 달렸다.
젝스키스 컴백일 : 9월 21일 ▶ 강점(S)=자본과 플랫폼을 갖춘 YG엔터테인먼트에서 지원하니 퀄리티부터 다르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감성에서 완전히 벗어나 세련된 젝스키스로 재탄생, 기존의 3040 팬덤에 새로 유입된 1020 팬층까지 확보하게 됐다. ▶ 약점(W)=막내 장수원의 나이가 만 37살이다. '10대들의 우상'이라는 아이돌그룹의 정체성과는 동떨어진 나이대로 구성됐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으니 지켜보는 수밖에. ▶ 기회(O)=데뷔 20년 만에 일본에 진출했다. 뒤늦게 한류버스에 탑승했지만 인기는 요즘 그룹 못지 않다. 한일 양국의 관심 속에 신곡으로 꽉 채운 새 앨범을 들고 나온다. 은지원의 예능 '신서유기' 출연과 더불어 젝스키스 리얼리티 등 꾸준히 팬들과 교류의 장을 만들어가며 컴백 예열을 하고 있다. ▶ 위기(T)=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많다. 많게는 20살 이상까지 차이나는 연습생들이 출연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열풍이 강했다. 워너원을 비롯해 JBJ·정세운·MXM 등 풋풋한 신인에게 관심이 쏠린 가요계를 젝스키스로 어떻게 끌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아이유 컴백일 : 9월 22일 ▶ 강점(S)=믿고 듣는 아이유 음악이다. 음원퀸의 컴백에 관심이 쏠린다. JTBC '효리네 민박'으로 상승세까지 탔다. 아이유가 신곡을 내도 화제인데 프로그램까지 대박났으니 아이유에겐 금상첨화다. 아이유가 2014년 '꽃갈피' 이후 3년 만에 낸 리메이크 음반이 또 어떤 아날로그 세대의 감성과 향수를 불러일으킬지 기대가 높다. ▶ 약점(W)=9월 컴백 가수 중 유일하게 리메이크 앨범을 낸다. 신곡을 내는 다른 가수들과 비교한다면 아이유 표 리메이크곡은 어떤 느낌일지 대략 예상이 가능하다. 대중들이 이를 두 팔 벌려 반갑게 맞이할지, 아님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과 차별화를 느끼지 못 해 식상하게 받아들일지는 뚜껑을 열어봐야한다. ▶ 기회(O)=음원퀸으로서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다. 아이유의 '밤편지'는 여전히 차트에 올라와있다. 여기에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의 수록곡까지 더해 차트 줄세우기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리메이크하는 곡들 자체가 명곡이라 웰메이드 음반 탄생은 이미 예정된 바다. ▶ 위기(T)=3년 전 발표한 '꽃갈피'가 대박났다. 명곡들을 아이유 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화제를 모았다. 첫 번째 리메이크 음반과 어떤 차별화를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4월 발표한 정규 4집 '팔레트' 이후 5개월 만에 내는 앨범. 준비 시간도 빠듯했다. 아이유 특유의 감성과 어울리는 가을 시즌을 겨냥해 너무 서둘러 앨범을 낸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