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는 반짝이고, 좋았던 시절은 한때. 서태지와 이효리에게도 해당되는 연예계 진리다. 두 사람은 후배들 곁에서 직접 시대를 느끼며 톱스타 수식어를 내려놨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는 오름 산책을 마치고 오는 길 아이유에게 진심을 꺼냈다. 아이유 팬이 눈물을 흘리며 반기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 이효리는 "난 어디를 가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이젠 세대가 바뀌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효리는 정상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 2000년대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이상순과의 결혼과 긴 공백기로 대중과 멀어졌다. 모든 것이 핫했던 그녀였기에 조용한 제주생활 속에서 느끼는 공허함이 있었을 터.
이효리는 아이유를 보며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자리를 내려놓는 법을 깨달았다. "내가 너를 아끼는 마음이 생기니까 이런 일을 겪어도 되게 흐뭇하더라. 자연스럽게 이제 내가 이런 위치구나, 이젠 후배들보다 한 발 뒤에 있을 수 있겠구나 그런 걸 자연스럽게 연습하게 된 것 같다"며 "나한테 그 연습을 하라고 신이 널 보낸 것 같다. 지은아 진짜 고맙다"고 털어놨다.
서태지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느꼈다. 지난 2일 콘서트에서 "이젠 너희의 시대야"라며 문화대통령의 임기가 다했음을 알렸다. 서태지에 열광했던 X세대는 25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현실을 사는 3040 중년이 됐고, 이들의 자녀들은 방탄소년단을 새 우상으로 삼았다.
방탄소년단은 서태지는 "아버지"라 불렀고, 서태지는 "아들들"이라고 받았다. 이들은 음악으로 세대 교감을 이뤄냈으며 동시에 서태지는 자연스럽게 톱스타 계단을 내려왔다. 세트리스트 중 서태지와아이들히트곡 7곡을 방탄소년단과 콜라보했고 미공개 콜라보 무대는 앙코르 마지막 무대인 '우리들만의 추억'이었다. 게스트가 끝까지 남아 피날레까지 함께하는 보기 드문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