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최고의 한방'의 헐레를 실제로 만난다면 쉽사리 알아보긴 쉽지 않다. 헐레와 배우 이정민은 마치 다른 사람인냥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정민은 초면인듯 낯설었다. 짙은 화장에 뽀글머리, 언제나 목소리가 최고조로 올라가있는 헐레와는 달리 사뭇 진지하고 지적이었기 때문. 그래서 더 궁금했다. 이정민이란 배우는 어떤 사람일까.
부산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해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나왔다. 연기는 대학교 때 처음 시작했다. 단편 영화, 독립 영화를 찍다가 상업 작품까지 출연하게 됐다. 남들은 왜 배우를 하냐고 말하지만 그에겐 연기란 평생의 천직이다.
-드라마 속 모습과 실제 모습이 딴판이다. "현장에서도 생머리로 가면 처음엔 다들 못 알아본다. 퍼머머리만 했는데, 헤어나 메이크업에 따라 분위기가 확 바뀌는 스타일이다."
-여배우로서 과감히 망가졌다. "귀엽다고 생각했다.(웃음) 그것도 내 모습이니까. 이 드라마 속 모습보다 더 흑역사도 있다."
-헐레 캐릭터와 성격도 다른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은 비슷하긴 하겠지. 하지만 난 애교가 없다.(웃음) 초반엔 너무 어색했다. 그런데 끝나갈 때 쯤에는 너무 아무렇지 않게 하트를 날렸다. 벌떡이가 처음이랑 많이 달라졌다는 평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끝나고 일주일 뒤엔 다시 원래 나로 돌아가더라. 사람이 그렇게 매번 '하이'할 수는 없으니까. 하하."
-드라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오디션을 봤다. 당시 대본 없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연기했다. 아침 9시부터 1번으로 오디션을 봤다. 서수민 CP님이 '트로트 노래 할 수 있는 거 있어요?'라고 하시기에 준비된 건 당연히 없었지만 유일하게 외우고 있는 '어머나'를 불렀다. 아침부터 춤도 췄다. 재밌게 봐주셔서 캐스팅 됐다."
-헐레 역을 연기하며 힘들었던 점은. "'하이'한 캐릭터다. 계속 그런 상태로 있기는 쉽지 않다. 현장에서도 계속 그런 상태를 유지한다. 항상 밝아야 하고 항상 에너지 넘쳐야 한다."
-아쉬운 점은 없나. "시원 섭섭하다. 아쉬운 게 더 많다. 분량이 작아서 많은 걸 못 보여드렸던 것 같다. 이전까진 코믹 연기에 대해 잘 몰랐다. 항상 인터뷰 할 때마다 사극이나 액션 영화, 진지한 전문직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이번에 쾌활한 역할을 하며 칭찬받으니 더 감사하다."
-예능 드라마인데,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유호진 PD님은 조용한 사람이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웃긴 스타일이랄까. 차태현 선배님도 코미디 연기를 많이 했지만 현장에선 우직하시다. 그런 모습이 멋있었다. 예능드라마였지만 현장은 가볍지 않고 진지했다."
-차태현은 어땠나. "감독님의 모습보다는 배우 선배님으로 더 많이 뵀다. 헐레벌떡이 나올 때 같이 겹치는 신이 많았다. 다들 왜 최고라고 하는지 알겠다. 정말 이 작품을 사랑하고 생각하시는가가 느껴졌다. 항상 여유 있고 배울 게 많은 선배님이다."
-롤모델은 누구인가. "항상 좋아하는 김혜수 선배님.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연기를 하신다. 팜므파탈 이미지가 있지만 코믹부터 진지한 연기. 다 어울리게 잘 하시는 것 같다.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중심을 잘 잡는 연기를 하고 싶다."
-부산외고를 나와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왜 배우를 택했나.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어떻게든 영화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는 감히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극단 학회를 들었다. 연극을 해보니 정말 재밌는 거다. 같은 학교 연극영화과와 함께 단편 영화를 찍었다. 그렇게 단편 영화, 독립 영화를 찍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조바심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하지만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한 뒤로는 '어차피 계속 할 거니까'라는 생각이 했다. 그냥 적응를 해가는 중이다.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는 거다."
-욕심나는 연기는. "액션이나 사극을 해보고 싶다. 액션 사극이면 좋겠다. 전문직 드라마도 좋다. 내가 예쁜 캐릭터를 위한 배우는 아닌 것 같다. 나만의 매력을 꼭 예쁜 것이 아닌 다른 것에서도 보여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헐레도 귀엽고 예뻤다. 만족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디션 보며 미팅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빨리 다른 작품으로 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