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둘 이상 등장한다. 주어진 시간 동안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이고 컬래버 무대로 환호성을 자아낸다. 방송사 공개 녹화나 페스티벌이 아닌 '합동 콘서트'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힙합이나 발라드·트로트 장르에서 익숙한 합동 콘서트가 아이돌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SM타운 라이브' 'JYP네이션' 'YG패밀리' 등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패밀리십을 보여 주는 콘서트와는 다르다. 추구하는 그룹 색이 비슷하지만 소속사는 다른 둘 이상의 아티스트가 출연하는 것을 두고 합동 콘서트라고 한다. 보통 소속사가 주최가 돼서 컨셉트를 정하고 무대 등을 기획하는데 합동 콘서트는 주최 측이 따로 있고 소속사에선 스케줄 형식으로 무대를 소화한다.
대표적인 아이돌 합동 콘서트는 청주에서 지난 5월 진행된 '씨스타x마마무 걸크러쉬 콘서트', 8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달샤벳·소나무·베리굿·드림캐쳐의 걸스 라이브' 등이다. '걸스 라이브'를 기획한 클로저ENT는 "대중성과 팬덤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여자 아티스트들만의 명품 브랜드 콘서트로 키워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공연 기획사에서 행사 성격으로 제안을 보낸다. 기획사 입장에선 출연료를 받고 공연하는 스케줄의 일환이다. 신인급이나 단독 콘서트는 역부족인 그룹엔 기회의 장이 된다. 티켓값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공연 기획사에서는 지방 행사를 확대해 문화 소외계층을 지원할 수도 있다. 추후 브랜드 공연으로 안착한다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주로 걸그룹에 이런 제안들이 많다. 어느 정도 활동을 하면 코어 팬덤이 형성되는 보이그룹과 달리 걸그룹은 대중성을 무기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독 콘서트를 열기엔 오랜 시간이 걸리고, 히트곡 몇 곡으로는 공연을 열기 힘들기에 다수의 그룹이 뭉쳐 세트리스트를 채우는 것이 서로에게 윈-윈이다. 또 전반적인 기획이나 무대 설치 등으로 고민할 필요 없이 단순 출연료만 계약하면 되기 때문에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협회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드림콘서트·환경콘서트 등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최근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문화예술사업의 일환으로 무료 합동 콘서트를 열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이 주관하고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하는 '2017 파크콘서트'에는 아이돌을 비롯해 클래식 아티스트까지 다채로운 초청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성남아트센터 관계자는 "5월부터 8월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여러 가지 컨셉트로 공연 무대를 올리고 있다. 오페라, 힙합, 발라드, 어쿠스틱 분위기로 행사를 진행했으며 8월엔 변진섭과 뉴이스트W·레이나·프리스틴이 무대에 오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