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출범시킨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이 위기에 빠졌다. 야심차게 만들어낸 콘텐트들이 기대 이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몬스터유니온은 당시 KBS 내부의 스타 PD들을 대거 영입했다. 예능국에선 서수민·유호진 PD 등을, 드라마국에선 이정섭·유현기 PD 등을 막대한 계약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새 회사를 꾸리며 400억원 가량을 투자받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CJ E&M 못지않은 콘텐트 시장의 거대 공룡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업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내놓은 첫 작품은 KBS 2TV 수목극 '7일의 왕비'와 금토극 '최고의 한방'.
'7일의 왕비'는 박민영·이동건·연우진 주연의 멜로 사극이다. '공주의 남자'·'구르미 그린 달빛' 등 멜로 사극에 유독 강했던 KBS가 자신만만하게 내놓은 작품. 몬스터유니온이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만드는 드라마로 더욱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상파 3사의 수목극 경쟁에서 가장 뒤쳐졌다. 수목극 1위인 MBC '군주: 가면의 주인'이 평균 12%대의 성적표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뒤떨어진다.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가 기획하고, '1박2일'의 유호진 PD가 연출한 '최고의 한방'은 몬스터유니온으로 적을 옮긴 두 예능국 출신 스타 PD의 드라마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1회 시청률은 2.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17일 방송분에서 5.5%까지 상승했으나 여전히 5% 전후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의 한방'의 위기는 단순히 시청률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한 방송관계자는 "유호진 PD의 드라마 연출이 처음이기 때문에 서툴 수밖에 없다.
촬영 속도가 늦어져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빡빡한 촬영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어 현장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결국 최근 또 다른 PD를 영입해 일손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몬스터 유니온은 예능프로그램 '술로라이프'를 스카이티브이 산하 채널인 스카이트래블과 스카이드라마를 통해 오는 7월 방송하기로 했다. 술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예능은 배우 이종혁과 오대환이 고정 출연한다. 첫 제작 예능이지만 기대치는 낮다. 콘텐트의 퀄리티를 떠나 채널 파워가 약하다. 시청자의 평가를 받을 기회가 적어 소리소문없이 방송될 가능성이 높다.
저조한 시청률과 어두운 촬영 현장 분위기 등 요인이 맞물려 몬스터유니온 내부에서도 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방송관계자는 "야심차게 시작한 작품들이 연이어 실패하고 있어 회사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 다들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