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리는 신시내티와 원정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선발 로테이션 잔류 여부를 결정하게 될 중요한 일전에서 엿새 만에 다시 신시내티 강타선을 상대하게 됐다.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과 2016년 팔꿈치 수술을 거친 뒤 올해 개막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했다. 지난달 19일 마이애미전을 끝으로 불펜으로 내려가는 위기를 맞았지만, 곧 자신의 자리를 되찾았다. 처음 불펜 투수로 기용됐던 지난달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건재를 알린 덕분이다.
때마침 선발 요원 알렉스 우드가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면서 다시 빈자리가 생겼다. 지난 1일 세인트루이스전에 대체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이어 지난 6일 워싱턴전에서도 리그 최강의 타선을 맞아 7이닝 4실점으로 방어했다. 결국 마에다 겐타를 불펜으로 밀어내고 선발 등판 기회를 한 번 더 얻었다.
그러나 세 번째 선발 등판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지난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신시내티와 맞서 4이닝 동안 6피안타(3피홈런)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콜로라도전 이후 두 번째. 팀이 경기 후반 역전승하면서 패전은 면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5㎞에 머물면서 직전 등판(시속 151㎞)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이 부분을 가장 걱정했다.
다저스는 선발 투수 여섯 명을 보유하고 있다. 5인 로테이션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여전히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드가 돌아왔고, 불펜으로 간 마에다도 선발진 복귀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다음 등판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이 지난 1일 세인트루이스전과 마찬가지로 또 한 번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일단은 지난 등판에서 피홈런 세 개의 아픔을 안긴 신시내티 중심 타선을 봉쇄하는 게 1차 과제다. 아담 듀발, 스캇 셰블러, 조이 보토가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친 타자들이다. 15일까지 보토와 셰블러는 홈런을 18개씩 쳤고, 듀발도 홈런 15개를 기록하고 있다. 에우제니오 수아레스(10홈런)까지 포함하면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네 명이다. 올 시즌 이미 홈런 12개를 허용한 류현진에게는 1순위 경계 대상이다.
그러나 비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늘 위기가 올 때마다 최대치의 힘을 보여줬던 류현진이다. 불펜으로 강등된 뒤 오히려 더 위력적인 피칭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지난 등판을 제외하면 신시내티전 성적이 나쁘지도 않았다. 한 경기 피홈런 3개의 아쉬움은 오히려 류현진의 투지와 절박함을 다시 일깨울 수 있다.
선발 투수 자리가 가장 잘 어울리는 류현진에게 18일 등판은 위기가 아니라 설욕의 또 다른 '기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