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게임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인기 쑥쑥… 국내도 상륙 중
토종 게임인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해외에서 '큰일'을 내고 있다. 글로벌 게임 서비스 플랫폼인 스팀에서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식 버전이 아닌 베타버전임에도 두 달 만에 300만 장이나 팔려 나갔다. 토종 게임이 스팀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낸 적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세계적으로도 생소한 생존 게임 장르인 '배틀로얄' 게임에 도전해 빅히트를 치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서 승승장구
배틀그라운드는 온라인 게임 '테라' 개발사로 유명한 블루홀이 만든 PC용 게임이다. 100인의 이용자가 고립된 섬에서 무기와 탈것을 활용해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배틀로얄 게임으로 불린다.
배틀로얄 게임은 도서·영화 '배틀로얄'에서 영감을 얻은 아일랜드 개발자 브렌든 그린(닉네임 '플레이어언노운')이 FPS 게임 '아르마3'에서 '배틀로얄 모드'를 선보이며 새롭게 등장한 게임 장르다.
블루홀은 브렌든 그린을 전격 영입, 20여 명의 소규모 팀을 꾸려 작년 3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올해 3월 스팀의 얼리액세스(베타버전 코너)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배틀그라운드는 출시되자마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출시 3일 만에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서며 세계적인 게임인 '도타2'와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매출도 1100만 달러(123억원)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 출시 18일 만에 '스팀 얼리액세스 최단기간 100만 장'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39일 만에 200만 장, 63일 만에 300만 장을 각각 달성했다.
블루홀 김헌 실장은 "국산 게임 중 스팀에서 이 같은 성적을 거둔 게임은 배틀그라운드가 유일할 것"이라며 "베타버전인데도 인기를 얻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 방송도 인기다. 지난달 4일 동영상 사이트 트위치에서 동시 시청자 수가 32만 명을 넘어서며 쟁쟁한 게임인 '하스스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전체 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배틀드라운드의 이 같은 인기는 세계적인 IT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까지 전해졌다. MS는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인 'E3 2017' 개막에 앞선 11일 자사의 콘솔게임기인 'X박스원'용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MS는 연내 게임 프리뷰 프로그램에 출시하고 내년에 최종 버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해외 인기 국내도 상륙 중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국내에도 상륙하고 있다. 지난 4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고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요즘 한국e스포츠협회 직원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배틀그라운드를 즐긴다. e스포츠협회 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전 세계적으로 화제인 게임을 누구보다 빨리 알고 플레이도 직접 해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e스포츠협회 김종성 홍보팀장은 "배틀그라운드는 요즘 가장 '핫'한 게임"이라며 "게임성은 FPS 게임이지만 무기를 찾고 시간이 지나면서 맵이 좁아지는 등 색다른 재미 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배틀그라운드는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있어 유심히 보고 있다"고도 했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도 배틀그라운드에 푹 빠져 있다. 남궁훈 부사장은 "배틀그라운드 때문에 오랜만에 PC 앞에 앉는다"며 "플레이 중에 죽으면 '왜 죽었지' 하면서 다시 하게 되는 묘한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 히트에 한껏 고무돼 있다. 생소한 장르의 게임인 데다가 정식 버전도 아니고 마케팅도 하지 않았는데 흥행하고 있어서다. 블루홀 김헌 실장은 "생소한 장르의 게임이다 보니 개발 초기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며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고 짜릿한 게임성 및 쫄깃한 긴장감 등이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루홀은 올해 안에 배틀그라운드의 정식 버전을 출시하고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 완성도는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e스포츠대회부터 국내 PC방 서비스까지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권오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