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로 6년 만에 귀환했다.
23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다섯번째 시리즈인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이하 캐리비안의 해적5)'가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압도적인 액션 어드벤처와 블랙펄, 올랜드블룸 등의 반가운 등장으로 볼거리가 넘쳤다. 아쉬운 포인트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6년 동안 새로운 시리즈를 기다렸던 '캐리비안의 해적' 팬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캐리비안의 해적5'는 전설적인 해적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뎁)의 눈 앞에 죽음마저 집어삼킨 바다의 학살자 살라자르(하비에르 바르뎀)가 복수를 위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잭은 자신과 동료들의 죽음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시작한다. 이번 시리즈의 부제가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인 만큼 죽은자 살라자르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첫 등장에서 뿜어내는 위압감이 압도적이다. 극 중반부 허술한 살르자르의 모습에 실망감이 들려든 찰나, 극 후반부에 잭 스패로우와 해상 전투를 벌이는 신에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때 지난 시리즈에서 유리병에 갇힌 해적선 블랙펄이 다시 원래 크기로 복귀, 최대 전투신을 완성한다.
할리우드 라이징 스타 브렌튼 스웨이츠와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활약도 눈부시다. 극 중 아버지(올랜드 블룸)를 찾기 위해 해적에 합류한 해군 선원 헨리 터너 역을 맡은 브렌튼 스웨이츠는 조니 뎁을 매 순간 위험에서 구해내는 결정적 인물이다. 마녀로 오해받아 여러차례 죽을 고비를 맞는 천문학자 카리나 스미스 역을 열연한 카야 스코델라리오는 이번 시리즈에서 저주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여기에 2007년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이후 10년 만에 시리즈로 복귀한 올랜드 블룸의 등장이 반갑다. 비중이 크진 않지만, 이전 시리즈들에서 스토리를 이어가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올랜드 블룸과 함께 깜짝 등장하는 키이라 나이틀리까지 관객들에겐 작은 이벤트가 될 듯 하다.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 더욱 큰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지만, 그에 비해 스토리가 다소 약하다. 감동 코드를 넣기 위한 스토리의 억지 설정들이 눈길을 끈다.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가족사에선 기시감이 든다. 제목과 달리 죽은자 살라자르가 말이 너무 많다. 잭 스페로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면서 왜 전설적인 선장이 됐는지, 왜 잭 스페로우에게 복수를 다짐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줄줄 말하는 대목은 영화의 속도감을 뚝 떨어뜨린다. 잭 스패로우의 반대편에서 긴장감을 갖고 가야할 캡틴 살라자르가 수다쟁이가 되면 될수록 친근한 존재로 느껴져 아쉽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전설의 악역 캐릭터를 잇기엔 2% 부족하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