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회 국내 개막에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당선이라는 '겹경사'를 맞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표정은 밝았다.
정 회장은 오는 20일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개막을 앞두고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20 대표팀과 세네갈의 평가전 현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정 회장은 미소 띤 얼굴로 FIFA 평의회 위원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8일(한국시간)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무투표로 당선에 성공해 오는 2019년까지 2년 동안 FIFA 평의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한국인으로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활동한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 이후 두 번째다.
정 회장은 "FIFA 평의회 위원에 선출됐다. 아시아와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며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선거에서 아쉽게 낙선한 정 회장은 재도전 끝에 2년 만에 FIFA 평의회에 입성해 기쁨도 두 배로 컸다. 그는 "이번에도 쉽지 않은 선거였다. 결과적으로는 무난했지만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고 돌아보며 "어렵게 평의원이 된 만큼 한국과 아시아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FIFA 핵심 기구에 입성한 정 회장은 '2030 월드컵 공동개최'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본은 물론 북한까지 4개국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해 동북아시아를 아우르는 '평화의 대회'를 열겠다는 의지다.
정 회장은 "기본적으로 48개국이 월드컵에 참가하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한 나라에서 대회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 대규모 구장을 짓는 것도 재정상 부담이 크다"며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역시 2~3개국을 비롯해 최대 4개국까지도 공동 개최에 동의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3개국은 물론 북한까지 공동 개최에 나설 경우 전무후무한 '통합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정 회장은 "2026년은 힘들겠지만 2030년 월드컵의 경우 각 나라의 협조를 얻으면 공동 개최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참여에 대해서는 "한중일이 기본 틀에 대해 먼저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북한도 동아시아 연맹 주요 국가인 만큼 앞으로 2, 3년 안에 많은 토의가 있지 않겠는가. 우선은 2026년 월드컵 개최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