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20일 사직 구장에서 열린 NC전을 앞두고 선발 투수 김원중(24)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대신 올해 대졸 신인 투수 강동호(22)를 올렸다.
김원중은 시즌 초반 롯데 돌풍을 이끈 선수 중 한 명이다. 뛰어난 신체 조건(191cm·97kg)을 갖췄고, 140km 대 중반까지 찍히는 묵직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다. 스프링캠프에서 김원형 수석 코치의 지도 아래 성장세를 보이며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첫 경기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1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롯데의 NC전 15연패를 끊어낸 주역이다. 두 번째 등판이던 7일 사직 LG전에서도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연습 투구를 보니 좋은 투수라는 생각이 든다. 공끝도 실제 구속보다 좋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후 두 번 등판에선 부진했다. 13일 인천 SK전에서는 1⅓이닝 5실점으로 조기강판 당했다. 팀이 1회초 공격에서 3득점을 지원했지만 제구력이 흔들리며 4실점했다. 2회엔 박정권에게 솔로 홈런까지 맞았다.
아직 실전 경험이 적은 투수다.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다. 2경기 연속 부진은 자신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반등하지 못했다. 19일 사직 NC전에서도 4이닝 5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야수진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자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첫 2경기보다 구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조원우 감독은 이튿날 바로 김원중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부상은 없었다. 질책도 아니다. 세밀하게 등판 관리를 해주려는 의도였다. 조 감독은 "로테이션대로라면 다음 주 화요일에 등판해야한다. 화요일 등판 투수는 일요일도 순서가 돌아온다. 김원중은 아직 젊은 투수다. 1주일에 2경기에 나서는 건 아직 무리다. 컨디션 관리를 한 뒤 열흘을 채우고 일요일에 맞춰 다시 올릴 생각이다"고 전했다. 2경기 부진으로 생긴 부담감을 털어내고, 체력 보충도 할 수 있다.
젊은 투수를 향한 조 감독의 기대치는 현실적이다. 경기 초반 무너지지 않는 것. 조 감독은 "외인 투수 2명과 박세웅은 6이닝 이상 기대한다. 하지만 김원중과 박진형은 5이닝만 소화해주면 충분하다. 경기 중반 이후에도 싸움을 할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주면 된다"고 했다.
공백이 생긴 선발 로테이션은 고민이다. 당장 25일 한화와의 홈 경기 선발 투수를 채워야 한다. 일단 송승준이 낙점됐다. 그는 19일 NC전에서 김원중에 이어 2⅓이닝을 던졌다. 5일 휴식 뒤 등판할 수 있다. 원래 선발 투수였던 투수다. 보직 전환에 적응은 어렵지 않다. 휴식일 다음 날 경기인만큼 불펜도 충전한 뒤 나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