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절친 권상우와 정준하의 일탈기가 토요일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었다. 무계획으로 이뤄진 중년의 일탈기였던 만큼 어디로 튈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즉흥적으로 이뤄진 일주일 동안의 일탈기를 통해 권상우의 매력이 빛을 발했다. 유쾌하면서도 진솔한 인간미가 묻어나며 호감도를 높였다. 정준하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흐뭇한 웃음을 안겼다. 끈끈한 우정이 보는 내내 시선을 압도했다.
MBC '가출선언-사십춘기'는 3부작 시리즈로 11일 막을 내렸다. 설연휴부터 3주 동안 '무한도전' 시간대를 책임졌던 상황. 부담감은 그야말로 컸지만 3회에 걸쳐 방송에 나갈 수 있어 기뻤다는 최민근 PD. 그 역시 권상우 매력에 제대로 빠진 듯했다.
최 PD는 "사실 처음부터 만들면서 권상우를 잘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사람의 진솔함과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을 담고 싶었다. 그를 둘러싼 악플도 다 오해였다. 하지만 예능에 잘 나오지 않다 보니 얘기할 기회가 흔치 않았다. 내가 느꼈던 권상우를 그대로 보여주면 시청자가 좋아할 거란 확신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권상우와 정준하는 20년 가까이 된 사이다. 다른 게스트를 끼워 넣는 것보다는 진짜를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오로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골곰탕 같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토요일 메인 프라임 시간대에 들어가면서 불안한 게 없었다면 거짓말이다.(웃음) 그럼에도 권상우에 대한 '진짜'를 보여주고자 집중했다. 시청률은 좀 아쉽지만 '권상우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통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조금이나마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사십춘기'는 권상우와 정준하가 제주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난 일탈기를 녹여냈다. 리얼 예능에서 민낯을 처음으로 드러낸 권상우, 여기에 정준하의 아들 로하의 내레이션이 더해져 신선한 매력을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