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붉은 닭은 길조를 뜻하고, 한국에서도 통찰력과 결단력이 뛰어난 동물로 통한다. 렛츠런파크 서울에도 닭의 해에 태어난 스타가 많다. 그 중 새해를 여는 첫 번째 스타로 이현종(24) 기수를 만났다.
이현종은 2015년 6월 데뷔해 경력이 2년도 채 안 된 기수다. 하지만 어리다고 만만히 봤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1년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501번 출전해 70회 이상 우승을 차지한 슈퍼루키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에는 한 해 동안 48승을 거두며 승률 14.1%를 기록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기라성 같은 대선배들을 제치며 탑5에 올랐고, 첫 대상경주 우승을 포함해 데뷔 311만에 한국경마 최단기간 40승을 거뒀다. 이현종도 "최단기간 40승과 첫 대상경주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이처럼 혁혁한 성과를 올린 이현종은 지난해 연도대표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데뷔년도에 받을 줄 알았다"며 미소를 보인 이현종은 "별생각 없이 최선을 다해 말을 몰았는데 그 덕분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인왕을 차지했을 때 이현종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부모님과 김영관 조교사였다.
그는 "어머니는 지금껏 내가 기승한 모든 경주를 차곡차곡 메모하고 계시다. 최근까지 그 사실을 몰랐는데 매순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기수생활의 원동력"이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김영관 조교사에게도 "가장 고마운 조교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현종이 기수면허 취득에 한차례 고배를 마신 뒤인 2014년 수개월간 김영관 조교사의 관리사로 근무하며 기수의 꿈을 이어왔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현종의 또 다른 원동력은 팬이다. 그는 "몇 달째 출전할 때마다 '너 보러왔다', '제일 멋지다'라고 응원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며 "매번 그분 덕분에 힘이 난다"며 "팬을 비롯해 고마운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처럼 승승장구 중인 이현종의 올해 목표는 '우승 50회'와 '프리기수'다.
이현종은 2015년 데뷔 해에 22승, 지난해에는 48승을 기록했다. 그는 "더블스코어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96승은 어려울 것 같다. 그보단 하반기 프리기수를 생각하며 상반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롤모델인 문세영을 뛰어넘어 최우수 기수 수상이 목표라고 했다.
쉽지 않은 목표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현종은 "지난해 좋은 분위기를 올해도 이어 나갈 생각이다. 현재 소속된 18조 박대흥 조교사의 따끔한 질책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