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금발 헤어스타일을 선보였고, 태어나 처음으로 돈 주고 산 코트도 입었다. "촌스럽고 싶지 않았다"며 한껏 치장했다는 말에 웃음이 났다. 가장 촌스러운 게 '송래퍼'라는 예명이 아니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는데 "여러 번 바꿀 생각을 했다. 최근에도 생각한 이름이 있었다. 그런데 결론은 입에 붙지 않아서 당분간 송래퍼로 살기로 했다. 진지해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지금 예명이 싫긴 한데, 적당한 이름을 찾으면 바꿀거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랩을 할 때에도 송래퍼는 솔직했다. 지난 14일 발매한 첫 앨범 'The Locker'을 통해 자전적인 가사를 담았다. 그는 "작업을 하면서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밝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에 우울한 감정들이 많았나보다"며 놀라워했다.
-송래퍼 예명은 어떻게 탄생했나. "중학교 때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면 내가 랩 담당이었다. 송래퍼라고 그때부터 불렸다. god 랩을 많이 불렀던 것 같다."
-첫 앨범 콘셉트는 뭔가. "내 정체성을 드러내자는 목적이 있었다. 나도 나를 잘 몰랐다. 앨범을 만들고보니 곡들이 다 우울했다.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앨범 작업하면서 합숙까지 했다고. "곡 쓰는 속도가 느리다며 회사에서 2주 동안 합숙을 시켰다. MC스나이퍼와 작곡가 형들이랑 음악만 만들었다. 타이틀곡 '제발'은 날 합숙소에서 제발 꺼내달라고 만든 노래다. 갇혀서 곡을 쓰니 노래는 빨리 잘 나왔는데 다시는 합숙하고 싶지 않다."
-MC스나이퍼는 어떤가. "Mnet '쇼미더머니'에서 로꼬 형과 일대일로 붙었는데 내가 떨어졌다. 너무 슬퍼서 울었다. 그때 MC스나이퍼가 간절함을 지나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나를 데려왔다. 들어와서도 좋은 말씀 정말 많이 해주신다. 롤모델 같은 존재다."
-합숙하는 동안 곡을 몇 개 썼나. "다섯 곡 정도 나온 것 같다. 잠자는 시간 빼고는 정말 곡작업밖에 할 수 없는 구조다."
-자작곡 자랑 좀 해달라. "개인적으로 가사를 잘 썼다고 생각한다. 수록곡 '방파제'는 친동생을 위한 노래다. 동생이 군대에 간 사이에 동생 일기장을 봤다. 평소 기죽어 다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일기장을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동생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담아 가사를 썼다. 진솔한 가사를 내가 잘 담아내는 것 같다."
-피처링을 요청하고 싶은 여가수가 있다면. "특이한 목소리 좋아한다. 김예림을 진짜 좋아한다. 선우정아나 권진아 진실 수란 등 독특한 음색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이번 앨범은 회사 내에서 이뤄졌는데 기회가 된다면 여러 사람들과 음악적으로 교류하고 싶다."
-JTBC '힙합의 민족'에서 나온 '나와' 무대를 봤나. "내 노래가 무대에 올랐다는 게 신기했다.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는 것도 신기했다. '나와'로 나를 많이 알아주신 것 같다. 불러주신 분께 감사하다. 만나서 인사라도 드리고 싶다. 무시할 수 없는 미디어의 힘을 알았다."
-미디어의 힘을 가장 실감한 순간이 있다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프로필 교체 신청을 열 번 정도 넣었는데 안 바꿔주셨다. 지금 포기한 상태다. 기준이 있다고 해서 그에 맞춰 계속 시도했는데 2014년 이후 내 프로필은 바뀌지 않고 있다. 프로필 변경이 내 목표다."
-래퍼로서의 목표는. "옛날에는 드렁큰타이거, MC스나이퍼 등 사랑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래퍼들이 인기였다. 나도 그런 래퍼들처럼 다양한 주제로 노래하고 싶다. 요즘 관심사는 정치다. 예전엔 정치 하나도 몰랐는데 국정농단 최순실 사건 등으로 관심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