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프로그램 '뇌섹시대 문제적남자'는 게스트를 꿔다놓은 보릿자루 만들기 딱 좋은 예능이다. 신기한 건, 그래서 더 좋다는 것.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뇌섹시대 문제적남자'에서는 래퍼 면도가 게스트로 출연해 뇌섹남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갔다.
언제나 그랬듯 이날 방송에서도 게스트 면도의 화려한 스펙이 소개됐다. 그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착실히 학업에 열중해오던 우등생. 사립초등학교를 나와 대일외고를 졸업, 조지워싱턴 대학교에 합격했다. 면도는 "원래 9월에는 입학했어야 했는데, 음악이 하고 싶어서 입학을 취소했다"며 조지워싱턴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남다른 집안 배경도 눈길을 끌었다. '금수저'라는 멤버들의 이야기에 면도는 "어머니가 약사, 아버지가 치과의사"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면도의 활약은 딱 여기까지. 본격적인 문제 풀이에 들어서자 면도는 말이 없어졌다. 긴장한 탓도 있겠으나, 뇌섹남들이 그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풀 때는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면도는 별다른 활약 없이 이날 방송을 마무리했다. 스펙만 읊다 집으로 돌아간 게스트는 지금껏 면도 뿐 아니다. 오히려 뇌섹남들만큼 활약한 게스트가 드물 정도.
'문제적남자'는 냉정하다. 게스트라고 해서 특별대우 해주는 것 없이 각자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어나간다. 뇌섹남들은 문제를 풀 욕심은 있지만 게스트를 봐줄 생각은 없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다.
게스트를 이토록 무시한다면 논란이 일기 마련. 그러나 '문제적남자'는 다르다. 아니, 오히려 게스트를 무시하고 정정당당히 승부해 더 좋은, 다소 이상한 예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