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가 지난달부터 어지러운 시국에 맞춰 풍자 개그를 하고 있지만 반응이 뜨겁진 않다.
'개그콘서트'는 최순실의 국정논단 사태에 분노하고 있는 현 대한민국에 포커싱을 맞춰 매회 강도 높은 풍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대중은 정권이 끝나갈 무렵 이슈에 묻어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얄팍한 수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코미디언들의 풍자 개그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개그콘서트' 풍자는 와닿지 않는다는 설명. '개그콘서트'가 생각하는 풍자 개그와 왜 공감을 못 얻는지 짚어봤다.
◇ 차움·줄기세포·7시간
3주 연속 풍자 개그 소재로 등장한 최순실 게이트와 더불어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사고 당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의혹을 풍자하며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김대성은 '1대1' 코너 아이디어 시간에 유민상이 7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며 집중 추궁 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 시간 동안 유민상은 '배채움 식당'에서 계란 프라이를 공짜로 먹는 등 VIP 특혜를 받았다"며 증인으로 식당에서 근무했던 아주머니의 증언을 덧붙였다. 식당 아주머니로 등장한 이현정은 유민상이 고구마 줄기 반찬을 좋아하냐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차움 병원의 줄기 세포 치료 의혹을 떠올리게 했다.
또한 유민상은 '어디 있었냐'는 김대성 질문에 "아닙니다"만 반복했고 "짧게는 3분·평균 20분 간격으로 쉼 없이 상황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 지시 내렸다.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대면이 꼭 필요한가요"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패러디했다.
◇ 블랙리스트·고산병·비아그라
'1대 1' 코너에서는 '민상토론2'보다 앞서 날 선 풍자가 계속됐다. 래퍼 킬로그램으로 변신한 김태원은 '만화에 등장하는 소재로 이름이 적히면 안 되는 노트는 무엇이냐'라며 문제에 "체육계 블랙리스트. 타고난 운동신경도 그분 신경 거슬리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한순간 올라갔네 블랙리스트. 결국 시키는대로 해야하네 선수리스트. 뉴스 보는 국민들 하네 오바이트"라고 비판했다. 킬로그램은 "요즘 체조 배우고 있다. 혹시 그분 눈 밖에 날까 봐"라며 늘품 체조를 의식해 하품 체조라고 명했다.
뒤 이어 '쇼핑중독'을 맞추는 문제에서도 "과하게 구매하는 거? 청와대 주사약 구매. 직원들 피로해소 주사. 직원들 마늘주사. 국민들 원하는 건 제대로 된 조사"라며 청와대 주사 구매 내역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어 유민상에게 줄 선물이 있다며 '비아그라'라고 적힌 약병을 내밀었다. "민상 씨 이번에 등산 간다고 해서 비아그라 준비했다. 이 약이 고산병에 좋다더라"라고 설명했다.
◇ 이슈 묻어가려는 뻔한 수법
문제는 이처럼 '센' 풍자에도 대중의 반응은 냉랭하다. 그도 그럴것이 기존에 많은 정치적 이슈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가 정권 말기, 온 국민이 분노할 때 묻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본질을 꿰뚫기 보다는 뻔한 말장난과 패러디로 중무장한 개그도 신통치 않다는 반응. 사실 현 시국에 대해 날카로운 풍자가 아닌 말장난이 전부다. 그나마 김태원의 말에 뼈가 있지만 이도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아이디 sdf1***은 '출연진 본인 아이디어인가요. 작가 아이디어인가요. 박대통령 까고 의혹 제기 따라하고 최순실 패러디하고 거의 다 뉴스 앵커나 패널들이 내내 떠드는 소리 아닌가요. 전혀 우습지도 않은데 계속 하는 이유가 의심되네요. 야권계열 노조때문인가요. 아님 튀어보려는 일부 개그맨들 주도인가요. 웃자고 하는 얘기라면 전혀 웃음 안 나오고 정치풍자라고 하는 얘기라면 식상하고 위트있지않습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