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7·팀지엠피)이 리우 올림픽 출전을 두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만난 뒤 느꼈던 감정을 토로했다.
21일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인 팀GMP는 박태환이 일본 도쿄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눈 이야기에 대해 전했다.
박태환은 이 자리에서 "(김 전 차관을 만났을 당시) 무섭기도 했다. 선수로서 앞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무게와 책임 등에서 무서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수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긴장도 많이 됐다. (김 전 차관은)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너무 높으신 분이었다"며 "올림픽을 앞둔 상태에서 내가 (금지약물 적발이라는) 안 좋은 일도 있었고, 그에 대한 무게감도 많았다. 올림픽에 출전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이 자리에서 박태환에게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하고 향후 진로를 두고 압박을 가했다. 박태환은 "기업 후원이라던지 교수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것이 귀에 들어오기 보다는 '올림픽 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가 생각났다"고 했다.
'마린보이'는 리우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을 했다. 김 전 차관을 비롯한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그가 원래 자신의 기록보다 못한 성적을 내는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박태환은 "올림픽은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 것이다. 레이스에만 집중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야만 한다"며 "정신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뒤늦게 생각이 들지만 그런 부분으로 인해 내가 못했다는 변명은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내가 못한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셨는데 멋진 레이스를 못 보여드려서 아쉽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