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 첫 해였던 올 시즌, 박주현은 넥센 선발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한때 팀 선배 신재영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다. 최종 성적은 7승 5패 평균자책점 6.35. 초반에는 기세를 올렸지만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후반에는 풀타임 첫 해라 힘이 부쳤다. 그래도 포스트시즌에서 끝까지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박주현이 없었다면 넥센의 포스트시즌은 조금 더 싱겁게 끝났을 지도 모른다.
신재영은 신인왕을 수상한 뒤 "주현이는 몇 표를 받았냐"고 물으며 후배를 챙겼다. "기왕이면 같은 팀 후배인 주현이가 2위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뜻에서였다. 박주현의 순위는 3위였다. 절친한 친구인 kt 주권에게 2위를 내줬다. 그러나 박주현은 이 성적에 만족하고 있다. "주권에게 져서 아쉽지만, 이 정도면 선방했다"며 넉살 좋게 웃었다.
어차피 2016년은 끝났다. 더 중요한 것은 2017년이다.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는 동행하지 않았지만, 매주 4일간 고척스카이돔에 나와 땀을 흘린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 시즌 내내 무리 없이 힘을 안배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다. 한창 친구들을 만나 놀아야 할 시기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박주현은 "재영이 형이 신인상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며 "특별히 (감독님이나 코치님에게) 겨울 숙제를 받은 건 없지만 최대한 성실하게 훈련하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2월 스프링캠프를 떠날 때까지 계속 몸을 만들 생각을 하면 괴롭다. 그래도 딴 생각 않고 열심히 하겠다"며 씩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