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가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숙박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에 모텔들이 갖고 있는 퇴폐적이고 어두운 분위기 대신 밝고 깔끔하다는 것을 앞세웠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모텔촌' 한가운데에 들어선 '호텔 여기어때'는 외관에 자동차 가림막이 없어 주변의 다른 모텔과 느낌이 사뭇 달랐다. 밖에서도 1층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였다. 건물에 들어서자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프론트 직원이 웰컴 드링크를 제안하며 1층 라운지로 안내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 대신 상큼한 향기가 마음을 안정시켰다. 확 트인 공간의 한쪽 벽면 스크린에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가 나왔다. 라운지 한켠에 마련된 무료 커피포트와 음료 자판기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간간히 오갔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모텔 시장 규모는 14조원 수준이지만 여전히 음지에 있는 데다 천편일률적인 곳이 대다수"며 "주변의 모텔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젊은 세대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이노베이션은 호텔이라기엔 작고, 모텔이라기엔 고급인 '반텔'을 올해 안에 7~10개, 3년 내에 2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호텔 여기어때 잠실 본점은 지상 7층 규모로 방 수는 43개다. 2층과 7층에 있는 방은 열쇠나 카드가 없어도 문을 열 수 있는 키리스(keyless)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 기어때 앱에서 방을 예약한 후 부여 받은 핀 번호로 앱에서 객실 도어락을 개폐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앱으로 문을 열었더라도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카드키가 필요해 아직까지 사용자들이 편리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향후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되면 카드키가 없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전 객실에는 LG전자의 초고화질(UHD) TV가 설치돼 있고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나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인기 콘텐트를 작은 스마트폰 화면이 아닌 UHD TV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전 객실에서 선보이고 있는 숙박업소는 호텔 여기어때가 처음"이라며 "넷플릭스는 드라마 전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겠다고 생각해 서비스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탁이 완료된 침대 시트나 목욕 가운 등에는 세탁 완료 표시와 함께 담당자 이름과 서명을 적은 카드를 두는 '책임실명제'를 도입했다. 또 세스코로부터 정기 검진을 받으며 해충과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구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년 365일 정찰제로 운영된다. 일반적으로 성수기 기간에는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할 정도로 숙박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호텔 여기어때는 이 같은 인습을 타파하기 위해 매년 같은 가격을 고수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요일별로는 가격에 차등을 뒀다. 숙박을 기준으로 '보통방' 6만원부터 '최고 좋은방' 10만원까지 가격이 설정돼 있다.
심명섭 대표는 "중소형호텔을 당당하게 즐기는 진정한 휴식과 놀이 공간으로 바꾸려면 직접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며 "첨단 ICT로 중무장한 최상의 서비스로 선진화된 호텔 선택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