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인 사정으로 개봉이 밀린 '더킹(한재림 감독)'은 오히려 개봉 지연이 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권력자들과 세상의 왕이 되고 싶은 한 남자의 생존 및 대결을 그린 작품. 성별과 직업만 바꾸면 현재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누군가의 이름이 단박에 떠오른다. 대통령이 등장하고 검찰 세계를 파고든다. 조인성·정우성·배성우·류준열이 뭉쳤다.
군사기밀을 다룬 작품은 또 있다. 제목부터 '일급기밀(홍기선 감도)'이다. 김상경·김옥빈이 의기투합했고 1급 군사기밀에 얽힌 군 내부 비리 사건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가 담긴다. 1급 군사 기밀을 취재하는 열혈 기자와 이를 막으려는 군 조직의 대결이 중심이다. 모태펀드 심사에서 떨어지는 등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위기 속 명작이 탄생한다는 모토 아래 추진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다룬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은 이선균이 일찌감치 준비 중이다. 억울하게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 형을 선고받은 한 소년과 그에게 씐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벗겨 주기 위해 긴 싸움을 시작하는 변호사의 실화를 다룬 '재심(김태윤 감독)'은 정우·강하늘이 출연, 법조계를 정조준한다.
▶영원한 숙제 '남북' 안 나오면 섭섭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영화에 남북한 이야기는 절대 빠질 수 없다. 지겹다면서도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바로 남북 이야기다. 과거엔 전쟁, 현재는 공작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역시 정계가 얽히지 않으려야 얽히지 않을 수 없다. 영화를 이끄는 연령층은 다소 어려졌다. 충무로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배우들이 남북 영화에 대거 합류해 눈길을 끈다.
장동건을 필두로 김명민·박희순·이종석은 'V.I.P.(박훈정 감독)'로 뭉친다. 'V.I.P.'는 국가도, 법도 통제 불가능한 북한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쫓는 대한민국 특별수사팀과 북한에서 넘어온 비밀 공작원, 그리고 미국 CIA와 국정원까지 연루되는 역대급 스케일의 작품이다. 장동건이 CIA와 국정원을 오가며 스토리를 이끌고 김명민이 경찰, 박희순은 공작원, 이종석은 북한에서 귀순한 VIP, 즉 타이틀 롤을 맡아 생애 첫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공조(김성훈 감독)'는 남한으로 숨어든 탈북범죄조직을 쫓기 위해 북한 형사와 남한 형사가 극비리에 공조수사에 나서는 스토리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하는 현빈이 북한 형사로 중심에 서고 유해진·김주혁이 양 옆을 받친다.
황정민도 등판한다. 그는 남북한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물밑에서 벌이는 실화를 담은 '공작(윤종빈 감독)'을 차기작으로 선택했으며, 제작사 사나이픽처스 패밀리 이성민·조진웅·주지훈 등이 합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