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데뷔해 연기자로 전향한 이수혁은 단전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일명 '동굴 목소리'를 가졌다. 목소리는 그에게 트레이드마크가 됐고 여전히 '이수혁 목소리'라는 키워드가 따라다닌다. 일부에서는 그의 남자다운 목소리를 좋아하지만 그것도 대사 전달력이 좋을 때 나오는 평가다.
이수혁은 극중 그린랜드 그룹 셋째 아들 권덕봉을 연기한다. 남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지만 정작 집안은 가족 싸움으로 늘 시끄러웠고 친구 하나 없이 외로운 인물. 유일하게 마음을 줬던 첫사랑에게 배신당한 뒤로는 돈 앞에 모든 것은 한낱 부질없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1·2회 속 그의 연기는 일부 사람들의 우려 만큼은 아니었고 잘했다고 칭찬 받을 것도 아니었다.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하지만 전작에 비해 조금 밝아진 모습은 새로웠다. 능청스러운 연기도 꽤나 어울렸고 유쾌했다.
그러나 항상 물음표를 그리게 한 대사전달력은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수애(홍나리) 혹은 배다른 동생인 신세휘(권덕심)와 대화를 주고 받을 때 귀에 박히지 않는다. 볼륨이 작아서일까. 볼륨을 키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 뿐 워딩 하나하나를 짚어내기 힘들 정도다. 워낙 딕션이 좋은 수애와 있어서인지 더더욱 발음이 또렷히 들리지 않아 드라마 자체 몰입도를 떨군다.
이수혁은 앞선 인터뷰에서 "변성기는 어느날 온건데 나도 당황했다. 배우라는 꿈을 꾸면서 많은 연습도 해보고 초반에는 어려움도 있었다"며 저음에 대해 언급했다. 회가 거듭되면 그의 목소리가 귀에 익을까.
'우리 집에 사는 남자'는 방송 2회만에 전국시청률 10%(닐슨코리아 기준)를 돌파하며 동시간대 1위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