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디젤 게이트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재규어·마세라티 등 최고급 브랜드가 '억' 소리나는 첫 SUV를 내놓는 등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재규어는 이달 중 'F-페이스(PACE)'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F-페이스는 세단과 스포츠카에 집중해 온 재규어가 81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SUV다. 국내 시장에는 퍼스트 에디션 모델을 포함해 2.0ℓ 인제니움 디젤, 3.0ℓ V6 터보 디젤, 3.0ℓ V6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한 총 6개의 세부 모델이 출시된다. 가격은 7260만~1억640만원이다. 이탈리아 세단·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100년 역사상 최초의 SUV '르반떼'를 오는 11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가솔린 모델 2종과 디젤 모델 1종 등 총 3가지 라인으로 구성됐다. 이 중 최상위 모델인 르반떼 S는 3.0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ZF 8단 변속기의 조합돼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1㎏·m을 성능을 자랑한다. 가격은 1억1000만~1억4600만원이다. 현재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영국 벤틀리도 브랜드 최초의 SUV 모델인 '벤테이가'를 올 하반기에 내놓는다.
최고출력 608마력과 91.8㎏·m의 최대토크의 힘을 발휘하는 6.0ℓ 트윈터보 W12 엔진을 탑재했으며, 제로백(0-100㎞/h까지 도달 시간) 4.1초, 301㎞/h의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국내 출시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영국 현지 가격은 16만200~22만9000파운드(2억4258만~3억4676만원)이다.
최근 연일 거듭되는 미세먼지로 인해 정부의 디젤차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와중에도 이들 업체가 디젤 엔진이 주력인 SUV를 출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 SUV의 판매량은 지난해 말 불어닥친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총 22만8593대을 기록, 전년(20만3619대) 대비 12.3% 성장했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SUV 판매량이 4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된 디젤차는 모두 노후화된 차에서 비롯됐다"며 "새로 출시되는 모델들의 경우 강화된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 만큼 가솔린 모델보다 대기오염을 더 일으킨다는 인식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