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5경기 가운데 4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그러나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유일하게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한국 최초 돔구장의 위력이었다.
넥센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10-7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KIA전 6연승도 이어갔다. 3위 넥센은 4위 SK의 추격에서 반 발짝 더 달아난 반면, 6연승 후 2연패에 빠진 KIA는 6위에서 7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최원태, 프로 데뷔 첫 승
넥센 선발 투수 최원태는 5⅔이닝을 5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한 최원태는 5월 27일 수원 kt전에서 불펜으로 데뷔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 데뷔 5번째 경기인 지난달 14일 고척 롯데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리고 네 번째 선발 등판에서 마침내 첫 승을 신고하는 데 성공했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3회 박동원~서건창~고종욱~김하성~윤석민이 5타자 연속 안타를 쳤고, 4회에는 고종욱이 쐐기 2점포를 터트렸다. 김민성도 6회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그 사이 최원태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6회 1사 1·2루서 2점을 빼앗기고 2사 후 다시 볼넷을 내주자 벤치가 교체 사인을 내렸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던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김세현, 20세이브 고지 선착
마무리 투수 첫 해를 보내고 있는 넥센 김세현은 올 시즌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8회까지만 해도 김세현이 세이브 기회를 잡게 되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넥센이 10-3으로 크게 앞서 있었다. 그러나 9회가 시작하자마자 KIA가 마지막 힘을 쏟아 부었다. 선두 타자 강한울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주현이 좌월 2점 홈런으로 추격했다. 1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만들어진 1·2루서 폭투가 나왔고, 이어진 2·3루선 백용환이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터트렸다.
어느새 점수는 3점 차에 상황은 1사 1루. 세이브 요건이 갖춰졌다. 마운드에 오른 김세현은 대타 신종길을 1루수 땅볼, 김호령을 2루수 땅볼로 각각 유도하고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이 부문 2위인 두산 이현승(18개)과의 격차도 2개로 벌어졌다.
◇임창용, 삼진으로 복귀 신고
KIA에게도 수확은 있었다.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될 임창용의 건재를 확인했다. 해외 원정 도박으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던 임창용은 KIA가 시즌 73번째 경기를 치르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0-8로 뒤진 4회 2사 1루서 선발 지크 스프루일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임창용의 KBO리그 등판은 삼성 소속이던 지난해 10월 5일 광주 KIA전 이후 270일 만. 다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건 1998년 10월 4일 광주 OB전 이후 6480일 만이다.
임창용은 첫 타자이자 유일한 타자였던 넥센 김민성에게 공 7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9㎞까지 나왔다. 직구 4개, 커브 2개, 포크볼 1개를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4개, 볼은 3개였다. 그는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무척 설레고 기뻤다.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몸상태나 밸런스 모두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