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환상의 빛'이 첫 개봉한다. '환상의 빛'은 가족, 상실,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클래식’의 첫 번째 작품이다. '환상의 빛'은 갑작스럽게 생을 떠난 남편 ‘이쿠오’(아사노 타다노부)의 그림자를 지고 살아가는 ‘유미코’(에스미 마키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은 명실상부 일본의 거장이 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출발점부터 달랐다.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그는 이미지의 매력에 사로잡혀 다큐멘터리 제작소로 들어가게 되고, 다수의 작품을 통해 가지각색의 사연을 지닌 인터뷰이를 만나며 그들의 삶을 담은 극 영화를 꿈꾸게 된다. 3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 그가 내놓은 첫 장편영화 '환상의 빛'은 1995 베니스 국제영화제 촬영상(황금오셀리오니상), 벤쿠버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용호상)을 수상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시카고, 로테르담,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돼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국내를 넘어 이젠 세계적인 거장 감독으로 칭송 받고 있는 박찬욱의 데뷔작은 '달은... 해가 꾸는 꿈'(1992)이다. 이 작품은 보스의 여자를 사랑한 조직원의 복수와 배신, 그리고 사랑을 그린 느와르 액션물.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로 이어지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그 이전의 작품으로, 29세 청년 박찬욱의 재기 넘치는 연출과 거장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영화 '옥자'를 촬영 중인 봉준호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2000)로 장편 데뷔했다. 조용한 중산층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강아지 실종사건’을 그린 영화로, 코미디, 스릴러, 괴수물, SF 등 다양한 장르 속에서 늘 ‘사람’을 이야기해온 봉준호 감독이 그려낸 소시민적 일상, 자본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의식을 만나볼 있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으로 귀환을 예고하고 있는 판타지의 대가 팀 버튼 감독의 데뷔작은 '피위의 대모험'(1982)이다. 동심을 지닌 어른 ‘피위’의 좌충우돌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팀 버튼 표’ 기발한 상상력의 출발점에 선 작품이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북미 개봉 당시 4천 만불의 성적을 거둔 흥행작. 이 성공을 계기로 팀 버튼의 존재감을 알린 '비틀쥬스'(1988)가 제작될 수 있었고, '배트맨'(1989), '가위손'(1990)이 탄생될 수 있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