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걸린 여자농구 최종예선 취재를 위해 오른 낭트행 여정길, 환승을 위해 들린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 들렀다. 12시간에 가까운 지루한 비행 끝에 11일(한국시간) 밤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리자 곳곳에서 갓 개막한 유로 2016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터미널 이동을 위해 셔틀 트레인에 올라타자 잉글랜드와 폴란드, 이탈리아 등 각국 유니폼에 요란한 가발을 뒤집어 쓴 유럽인들이 커다란 목소리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응원가를 부르는 러시아인의 모습도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온 한 팬은 에데르(30)의 이름이 새겨진 인터밀란 유니폼을 입고 "우승은 이탈리아의 것"이라 외치다 보안검색대의 프랑스 직원들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표정에 여유가 넘쳤다. 하루 전인 10일 끝난 개막전 승리에 취해 타국 응원단의 열정적인 고성방가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유로 2016의 들뜬 열기는 공항 내 편의점과 기념품 판매점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유로 2016 기념품들이 사방을 장식했고 항공사 카운터의 안내판에도 유로 2016 로고가 큼직하게 내걸렸다. 리옹, 툴루즈, 마르세유 등 유로 2016 경기가 열리는 각 지역으로 날아가려는 팬들로 환승 터미널은 쉴 새 없이 북적였다. 맥주잔을 손에 든 채 응원가를 부르는 팬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공항 내에 비치된 TV에서도 내내 유로 2016 경기를 내보내고 있었다. 마침 알바니아와 스위스의 경기가 진행 중이었기에 환승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TV 앞으로 몰려 들었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탄성과 한숨이 쏟아졌다. 프랑스 스포츠 일간지인 레퀴프는 루마니아전 2-1 승리의 주역 드미트리 파예(29·웨스트햄)의 사진을 1면으로 내걸고, 개막 특집으로 총 50면의 지면 중 10면 이상을 유로 기사에 할애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유로 2016의 열기와 조금 떨어진 한적한 소도시 낭트에서도 유로 2016은 축제였다. 마을 곳곳의 펍(Pub·선술집)은 대형 TV로 유로 2016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낮부터 맥주와 함께 축구에 빠져 들었다. 프랑스 경기가 있었던 전날에는 낭트 광장에 수많은 인파가 운집해 야외 응원전을 펼쳤다. '축구에 미친' 유럽의 열기가 고스란히 엿보이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