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해 수상이 최종 결정됐다. 3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다.
이날 영화부문 대상의 주인공은 이준익 감독이었다. 이준익 감독은 후보자(작)을 선정하는 1차 심사부터 대상으로 거론됐다. 2차 심사에선 대상 후보로 추가된 배우 황정민·최동훈 감독과 함께 거론되다가 결국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이준익 감독이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지난 1년간 좋은 작품이 많았지만 대상을 받을만한 작품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인물이 대상을 받는 게 더 적합하다”며 “이준익 감독은 ‘사도’와 ‘동주’ 연이어 두 작품을 선보였다. 연출 뿐만 아니라 기획까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난 1년 간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감독들은 많았지만 이준익 감독이 두 영화로 보여준 시도와 도전 정신은 대상을 받아 마땅하다. ‘왕의 남자’ 이후 두 번째 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영화 부문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1차부터 최종 심사까지 이병헌·유아인·황정민 삼파전이었다. 많은 얘기가 오간 끝에 결국 최종 심사에서 3대 2(황정민)로 이병헌이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병헌을 지지한 변재란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연기는 압권”이었다고 극찬했다. 변 교수는 “‘협녀, 칼의 기억’이 흥행이나 연기력 면에서 조금씩 아쉬웠다면 ‘내부자들’은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전도연·이정현·김혜수로 의견이 좁혀지다가 최종에선 전도연·이정현을 두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심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전도연과 이정현을 두고 몇 번이나 심사가 진행됐다. 다시 작품을 검토한 후에 김형석 평론가·김봉석 평론가·변재란 교수 등 세 명의 심사위원의 지지를 받고 전도연이 최종 수상자로 결정됐다.
김형석 평론가는 “‘남과여’에서의 연기도 좋았지만 ‘무뢰한’에서 전도연은 대체 불가능한 연기를 보여줬다. 전도연은 어느 작품에서나 기대치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다. ‘무뢰한’의 연기로 상을 주지 않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변재란 교수는 “전도연은 ‘칸의 여왕’ 타이틀을 단 후 시상식에서 역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전도연에 대해 ‘평가를 넘어선 연기’라고 평하면서 늘 수상자에선 배제시켰고 그렇기 때문에 늘 ‘뉴 페이스’에게 양보하는 선배 배우가 됐다. 매년 새 작품을 선보이며 끝없이 도전하는 전도연이 받아 마땅하다”며 전도연에게 표를 행사했다.
남녀 조연상은 ‘소수의견’의 이경영과 ‘히말라야’의 라미란이었다. 남자 조연상 부문은 1차 심사까지 ‘베테랑’ 오달수도 유력했지만, 최종 심사에서 이경영에게 수상이 돌아갔다. 라미란은 1차부터 최종까지 심사위원의 몰표를 받으며 수상의 영광이 주어졌다. 조연상을 수상한 두 배우에 대한 심사평은 비슷했다. “다작을 하고 있고 모든 작품에서 주어진 역할 이상을 해내는 배우”라며 “지난 1년간 충무로에서 가장 활약이 뛰어난 배우였다”며 선정했다.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 박정민은 ‘악의 연대기’ 박서준·‘차이나타운’ 고경표·‘차이타운’ 박보검·‘영도’ 태인호 등 강력한 후보들을 만났다. 긴 논의 끝에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김종철 평론가는 “‘동주’에서 박정민의 연기는 신인 같지 않았다. 이미 내실이 꽉 찬 배우로 보였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여자 신인 연기상은 최종 심사에서 ‘검은 사제들’ 박소담과 ‘스틸 플라워’ 정하담의 대결이었다. 총 4표를 받으며 박소담이 신인 연기상을 차지했다.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검은 사제들’에서 박소담의 연기는 놀라웠다. 지난 1년 간 충무로 신예 중 가장 존재감이 빛났다”고 했다.
신인 감독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2표)과 ‘차이나타운’ 한준희 감독(3표)이 접전을 벌이다가 한준희 감독에게 돌아갔다. 안국진 감독은 각본상의 주인이 됐다.
작품상과 감독상은 같이 논의 됐다. 여러 번의 투표와 논의 끝에 작품상은 ‘암살’, 감독상은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으로 꼽았다. 강성률 교수는 “‘암살’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다 받아도 된다”며 ‘암살’을 적극 지지했다. 김종철 평론가는 작품상과 감독상 모두 ‘내부자들’에 힘을 실었다. 평행선을 이룬 논의가 이어져 결국 최종에서 다수결 투표로 ‘암살’과 류승완 감독을 뽑았다.
영화 부문 심사위원장 변재란 교수는 “올해는 유난히 신인 감독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앞으로 백상에서 감독상 후보로 곧 다시 만날 것이라는 좋은 예감이 든다. 상을 주고 싶은 배우들이 많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도 많았다. 올 해 영화계는 유난히 풍성하고 알찼다. 그래서 더욱 심사가 힘들었지만 받을 만한 작품과 인물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특별취재단
<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심사위원> 변재란 순천향대학교 교수 (심사위원장) 강성률 광운대학교 교수 김봉석 영화평론가 김종철 영화평론가 김형석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