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작품상 후보가 공개됐다. 작품상 후보답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 후보에 올라 좀처럼 수상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달구며 1000만 클럽에 나란히 가입한 '암살'·'베테랑'과 아쉽게 1000만 목전인 915만 동원('내부자들'과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합산)에 그친 영화 '내부자들', 많은 의미를 남긴 '동주'와 '4등'이 그 주인공이다. 치열한 경합 속에서 과연 어떤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누릴까.
영화 작품상 후보는 5월 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되는 백상예술대상 영화 작품상 후보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수상 결과는 6월 3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조인스 문화사업 부문이 주관한다. JTBC·JTBC2로 생방송되며 중국 아이치이서 동시 동영상 생중계한다. 스타센추리가 협찬한다. (후보자 소개는 가나다순)
▶4등 개봉 직후 '제목은 4등인데 작품성은 1등'이라는 한줄평으로 넘쳐났다. '4등'은 '은교'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내놓는 4년 만의 신작이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12번째 인권 영화다. 영화는 수영대회에서 만년 4등만 하는 아들 준호(유재상)가 1등에 집착하는 엄마(이항나) 때문에 새로운 수영 코치 광수(정가람/박해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큰 틀에선 스포츠계 체벌 등 인권을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대한민국의 왜곡된 교육을 리얼하게 담아냈다. 메시지와 소재, 짜임새 있는 스토리 덕분인지 유난히 넒은 연령대의 공감을 샀다. 빛과 수영장 속 물을 이용해 신비로운 느낌의 영상을 담아낸 건 극찬을 받았다. 그 결과, 스타 캐스팅도 아니고 상영관수를 많이 확보하지 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 만으로 개봉일부터 개봉2주차까지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다른 후보작에 비해 누적관객수(2만 9902명)는 저조하지만 관객들에게 던진 울림은 1000만 영화 못 지 않다.
▶내부자들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내부자들'은 영화 흥행에 힘 입어 공개한 '내부자들:디 오리지널'까지 도합 900만 누적관객수를 돌파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900만 관객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흥행은 사실 예견된 거나 다름 없었다. 윤태호 작가의 미완성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부자들'은 기초 공사부터 확실했다. 윤태호 작가 특유의 입체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인물 관계도로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여기에 우장훈 검사(조승우)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영화적 재미를 살렸다. 이병헌·조승우·백윤식 등 배우들의 열연 덕에 영화는 '명품'이 됐다. 엔딩에 대한 호평도 많았다. 미완성 웹툰이라 결말도 온전히 감독의 몫이었다. 원작 팬들과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엔딩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과 "이런 여우같은 곰이 있나" 등의 임팩트 있는 명대사도 남겼다.
▶동주 '상업영화'를 하는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영화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인물 윤동주 시인과 그의 평생 라이벌이자 사촌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를 영화에 녹여냈다. '윤동주 평전' 등 각종 자료를 토대로 한 역사적 사실과 적당한 픽션이 버무리며 영화적 재미와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신의 한수는 영화를 흑백으로 만든 것이었다. 흑백 사진 속 윤동주 시인의 모습이 익숙한 관객들에게 또 다른 색깔을 불어넣고 싶지 않았던 게 이준익 감독의 의도였다. 흑백 영화라 오롯이 주인공 강하늘과 송몽규의 감정선에 관객들이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효과도 냈다. 장면 사이사이에 강하늘이 담담하게 읽어내려가는 윤동주의 시 내레이션을 배치한 구조도 인상적이었다. 대사 대부분이 일본어였던 강하늘과 북간도 사투리를 선보인 박정민의 연기는 담백한 영화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베테랑 많은 신드롬을 안긴 작품이다. 유아인이 재조명됐고, 영화 속 장면과 대사가 각종 예능에 패러디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품성 면에선 류승완 표 액션 영화의 결정체라는 극찬을 받았다. 액션부터 스토리, 캐릭터 등 어느 하나 흠 잡을 게 없는 작품이었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조화도 훌륭했다. 잠깐 등장하는 경찰 단역 조차 주목받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 없는 완벽한 짜임새의 영화였다. 유아인과 황정민의 환상적인 조합과 유해진·오달수·배성우·장윤주 등 감칠맛 나는 캐릭터의 향연 등 어느 하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로 지난해 청룡영화상·영평상 등에서 감독상을 싹쓸이 했다. 스페인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선 포커스 아시아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런던아시아영화제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도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수상의 기쁨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암살 전지현·이정재·하정우·조진웅·오달수 등 스타 캐스팅과 스타 감독이 제대로 흥행 잭팟을 터트렸다. 초반 홍보는 스타 마케팅이었지만 개봉 후엔 작품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온라인상에선 추천글이 쏟아졌고, 개봉 전후 꾸준히 9점 대의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그동안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1930년대를 배경으로 설정해 신선함을 줬고, 더불어 전 연령대가 좋아할 소재를 영화에 잘 버무려내며 공감을 샀다. 항일운동의 이야기를 다루며 윗 세대의 관심을 샀고 최동훈 표 액션 블록버스터에 10~30대가 열광했다. 의미있는 기록도 남겼다. 광복 70주년인 지난해 광복절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기에 영화의 묵직한 메시지까지 더해져 특별한 작품이 됐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해외 15개국에 선 판매를 했고, 국내 개봉 직후엔 북미와 중국에서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