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과 윤진서의 드디어 빛나고 있다. 그동안 '대박'은 남자 배우들에게 연기력 찬사가 집중됐다. 또한 '젊음'과 '연륜'의 콜라보도 화제였다. 반면 여자 배우들의 화제성은 떨어졌다. 한 달간 달려온 '대박'은 캐릭터들의 대결 구도를 드러냄과 동시에 여자 배우들의 연기도 같이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캐릭터의 변화와 함께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임지연, 흔들려서 더 빛났다 임지연은 SBS 월화극 '대박'에서 임금을 죽이기 위해 태어난 여인 담서를 연기하고 있다. 임지연은 어릴 적부터 최민수(숙종)의 손에 죽은 아버지 송종호(김이수)의 복수를 위해 전광렬(이인좌)의 보호 아래 칼을 갈았다. 이 때문에 늘 전광렬에 가려져 있었다. 존재감이 미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가 달라졌다. 변화는 7회부터 감지됐다. 장근석(대길)에게 연민을, 여진구(연잉군)에겐 안타까움을 느낀다. 임지연은 내면에서 충돌하는 감정선을 충분히 소화했다.
임지연은 8회에 더 업그레이드했다. 그토록 자신이 죽이고 싶어하던 최민수와 첫 대면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최민수에게 자신의 정체를 단번에 들켰고, 어릴 적부터 칼을 갈았던 대상 앞에서 카리스마에 압도돼 숨조차 쉬지 못했다.
이 장면에서 최민수의 카리스마는 단연 빛났다. 하지만 그 카리스마에 사로잡혀 숨도 못쉴 듯한 임지연의 연기가 없었더라면 그 장면은 명장면이 되지 못했다.
임지연은 이때부터 자신의 아버지가를 죽인 이가 최민수가 아니고, 지금까지 전광렬에게 속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 다는 사실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지연은 두려움과 분노라는 감정을 한 회에 아낌없이 보여줬다.
#윤진서, 분량 대신 안정감을 얻었다 윤진서는 도박꾼 이문식(백만금)을 남편으로 두고 시련의 나날을 보내다가, 최민수의 눈에 들어 궁에 들어 온 숙빈 최씨를 연기하고 있다.
방송 초반 윤진서의 모성애 연기는 손에 꼽혔다. 하지만 다른 장면에서 보여주는 연기에는 비난이 있었다. 바로 발음 때문이었다. 윤진서는 그동안 발음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윤진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평소 말투라 어색한 점을 못 느꼈지만, 아쉬운 점이 있으면 고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말처럼 하나씩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임지연과 독대하는 장면에서만큼은 숙빈 최씨의 단아한 외모 속 강단 있는 말투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한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어필하는 자신감도 보였다. 어리숙한 숙빈 최씨가 아니었다.
임지연은 윤진서의 과거를 다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 앞에서 윤진서는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임지연에게 "짐승의 손에 길러졌다 하여 모두가 짐승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다그쳤다. 이어 "숙종과 마주하면 장담컨대 숨도 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눈빛은 강렬하기까지 했다.
이날 '대박'에서 윤진서는 이 장면에만 나왔다. 그동안의 분량에 비하면 줄었지만 존재감은 돋보였다. 앞으로 장근석과 여진구 그리고 전광렬과의 삼자 대결에서 키 역할을 하며 몰입도를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배우들은 촬영 초반 불안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대박'의 본격적인 스토리 '왕좌 탈환'이 시작된 지금, 점차 제 페이스를 찾은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