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토종 대작들의 혈투가 한창인 가운데 중국 모바일 게임이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중국 모바일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인 '천명'이 인기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내달에는 또 다른 대형 중국 모바일 MMORPG가 나올 예정이어서 토종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들이 장악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RPG 강세 속 중국 MMORPG '천명' 톱10 안착 천명은 중국 게임사 이펀컴퍼니가 지난 3월말께 출시한 모바일 MMORPG이다. 주로 혼자 하는 모바일 RPG와 달리 수백명이 동시 접속해 파티를 맺고 전투를 벌이는 모바일 MMORPG의 특성에 맞춰 실시간 500대 500 대규모 전투가 특징이다. 또 서울·경기·강원·충청·경상·전라 6개 국가 시스템 안에서 적국을 도발하거나 연맹을 맺는 재미가 있다. 천명은 출시 이후 인기 순위가 꾸준히 올라 6일 현재 구글 앱마켓의 매출 7위를 달리고 있고, 애플 앱마켓에서는 9위에 올라 있다. 양대 앱마켓에서 모두 톱10 안에 들어 있다. 중국 게임 중에 유일하게 톱10에 들었고, 모바일 MMORPG 중에는 '뮤 오리진' 이후 처음이다.
천명의 이같은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대형 모바일 RPG들이 뜨거운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거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처음으로 출시한 모바일 RPG 신작 '콘(나이츠 오브 나이트, KON)’과 기존 인기작인 넥슨의 '히트', 웹젠의 '뮤 오리진', 네시삼십삼분의 '로스트킹덤' 등이 톱5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신작들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천명은 다른 중국 게임들처럼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 안정성과 게임성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는 것.
A 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 RPG 강세 속에 모바일 MMORPG인 천명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허접한 다른 중국 게임과 달리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준다. 롱런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신작 '검과마법'도 출격 대기
오는 5월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도탑전기'로 유명한 중국 룽투게임즈의 모바일 3D MMORPG '검과마법:다시 만나는 세계'도 국내에 상륙한다.
이 게임은 PC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수준급 그래픽과 '탈 것’, 500대 500 대규모 전투, 3대 3 PVP(이용자간 대결), 대규모 공성전, 결혼시스템, 실시간 음성채팅 등을 갖춘 대형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 3월초 중국과 대만에 출시돼 첫날 애플 앱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이후 매출 톱10을 유지하고 있다.
룽투코리아 게임사업총괄 리젠펑 본부장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한국 게이머들을 공략하겠다"며 "한국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중국 모바일 MMORPG들이 잇따라 성과를 낸다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도 모바일 RPG 위주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모바일 RPG에 게이머들이 지쳤다며 모바일 MMORPG로의 전환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도 이런 점 때문에 최근 모바일 MMORPG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아직도 모바일 RPG에만 집중하고 있다. 출시 예정인 신작들이 대부분 모바일 RPG이다.
B 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도 결국 PC 온라인 게임처럼 MMORPG가 주력 장르가 될 것"이라며 "국내 게임사들도 서둘러 경쟁력 있는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모바일 게임과 다르지 않는 웹게임 개발 노하우를 오랫동안 축적한 중국 게임사의 모바일 MMORPG 개발력이 우리보다 나을 수 있다.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