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득환류세제 등 영향으로 올해 상장 대기업들의 배당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49개 출자제한집단 대기업 그룹 계열 238개 상장사의 배당액은 전년보다 17.3% 증가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9일 대기업 집단 내 238개 상장사의 올해 배당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7일까지 공시한 165개 기업의 배당금은 13조152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배당금 11조927억원보다 17.3% 증가한 규모다.
그룹별로는 단일기업인 에스오일을 제외할 때 미래에셋그룹이 배당액을 작년보다 7배 가까이 늘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미래에셋그룹은 작년 대비 574.9% 늘어난 279억 원을 배당했다.
이어 현대그룹(1099억원, 448.3%), KT(1506억원, 389.1%), 대림그룹(118억원, 190.6%), 한라그룹(578억원, 140.0%) 등의 순으로 배당금 증가율이 높았다.
에스오일은 16배 증가해 단일기업으로는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배당금 총액은 10대 그룹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10대 그룹의 배당금은 총 10조6226억원으로 전체 배당금 총액의 81.6%에 달했다.
10대 그룹 가운데선 롯데그룹의 배당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작년 1180억원에서 올해 1885억원으로 59.8% 증가했다. 이어 SK(57%), 현대차(23.8%), LG(18.1%), GS그룹(13.8%) 등 순이었다.
아직 배당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기업들이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확정 배당금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배당금 집계에서는 지난해 중에 실시한 중간 배당까지 포함됐다.
배당금 총액은 삼성그룹이 4조1960억원으로 단연 1위였다. 49개 그룹 총 배당액의 32.2%에 달하는 규모다. 이어 현대차(2조1780억원), SK(1조7911억원), LG(1조667억원)등이 1조원대 이상의 배당 잔치를 벌였다.
한편 정부는 작년부터 기업 소득을 가계와 사회로 환류시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투자와 배당 임금증가 등이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 이하인 경우 법인세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