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가 1일(현지시간) 열린 애틀란타와의 시범경기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예상했던 숙제를 확인했다.
김현수(28·볼티모어)는 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 챔피언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란타와의 시범경기에서 5번·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윌리엄스 페레즈의 4구째를 때려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불펜이 가동된 나머지 타석에서도 1루 땅볼(3회)과 중견수 플라이(6회)로 아웃돼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결과보다 눈길을 끄는 건 '과정'이었다. 김현수는 이날 총 3명의 투수를 상대하면서 11개의 공을 봤다. 가장 빠른 공의 시속은 3회 던진 오른손투수 대니 부라와의 93마일(149.7km)이었고, 가장 느린 건 6회 왼손투수 헌터 서벤카의 76마일(122.3km) 변화구였다. 눈여겨 볼 부문은 패스트볼을 상대하는 움직임이었다. 김현수는 배트에 공을 맞추긴 했지만 파울이 된 타구가 대부분 좌측으로 향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가 아니었지만 배트 중심에 맞아 나간 타구가 없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첫 날에 "(1월이 아닌 2월에 스프링캠프가 시작해 평소보다) 타석에서 빠른 공을 (오랫동안) 직접 보지 못했다"며 "여기 선수들도 다 그렇다고 하던데,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준비를 하고 맞춘다고 했다. 하다보면 감각이 올라온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고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즌을 준비하는 일정 자체가 달랐다. 1월부터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하는 국내 프로야구(KBO)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2월 말 소집해 간단한 훈련 후 곧바로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볼티모어의 경우 19일에 투·포수가 먼저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했지만 24일에야 김현수를 비롯한 야수진까지 모두 합류한 풀스쿼드(Full Squad) 훈련에 들어갔다.
첫 번째 시범경기까지 6일 밖에 훈련 기간이 없었다. 빠른 공에 적응할 시간이 적었고, 첫 번째 시범경기에서 개선할 부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현수는 경기 후 "싱커나 이런 공이 많다보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 거 같다. 그냥 한국에서처럼 편안하게 쳐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