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복은 미국 로스앤젤러스에서 열리는 2차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2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대학과 가진 평가전(4-2 승리)에서 2안타 3타점을 쓸어담은 오정복은 다음날 칼 스테이트 대학전(12-4 승리)에서도 1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이어갔다. 안정적인 외야 수비까지 펼치며 코칭스태프를 만족시켰다. 조범현 kt 감독은 "1차 캠프에서 돋보인 오정복이 2차 캠프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정복은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NC를 떠나 kt 유니폼을 입었다. 백업의 설움을 날리는 듯 펄펄 날았다. 지난해 6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9·5홈런·29타점을 기록하며 kt의 후반기 돌풍에 힘을 보탰다.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는 듯 했지만, 강력한 경쟁자가 둘이나 나타났다. 베테랑 이진영과 유한준이 각각 2차 드래프트와 FA(프리에이전트)로 kt에 둥지를 틀었다. 주전을 꿰찬 이대형까지 더해진 외야 '빅3'의 아성을 오정복이 넘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과 이숭용 타격코치는 오정복의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뛰어난 선구안과 끈질긴 승부욕에 매료됐다. 오정복은 지난해 타석 당 4.17개의 공을 보며 투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리드오프 경쟁자 이대형(3.77)보다 0.4가 높다. 이숭용 코치는 "오정복은 1번 타자의 자질을 갖췄다"며 "발은 느리지만, 타격 재능이 있다. 오정복의 활용에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정복은 "팀 내 리드오프 경쟁자와 비교해 특별한 강점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겸손함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내 "그래도 장점을 생각해보면 공을 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드오프는 살아나는 것이 중요하다. 강점을 살린다면 팀 전력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캠프에서 나쁜 공을 골라내는데 중점을 두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복은 주전 리드오프와 전 경기 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고전한 걸 잊지 않고 있다. 그는 "캠프에서 공을 강하게 때리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체력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웨이트를 통해 보강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 144경기를 부상없이 소화하고 싶다. 꾸준하게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